청년 백수 120만 명 시대, 무엇이 문제인가
2025년 2월, 우리나라 청년층 가운데 일자리를 가지지 않은 이른바 '청년 백수'가 12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통계청이 2003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청년 고용 시장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음을 보여줍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구직 활동을 아예 포기한 15세에서 29세 청년들이 급증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단순히 숫자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경제와 사회 구조에 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안고 있습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15세에서 29세 청년 중 실업자는 26만 9천 명, 취업 준비자는 43만 4천 명, 그리고 아무런 경제 활동 없이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인구는 50만 4천 명에 달합니다. 이 세 집단을 합친 숫자가 바로 120만 7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만 명 이상 늘어난 결과입니다. 특히 '쉬었음' 인구가 50만 명을 돌파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청년층의 노동 시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숫자 뒤에 숨은 현실, 청년층의 고용 위기
청년 백수라는 표현은 단순히 일을 하지 않는 상태를 넘어, 구직 의지마저 잃은 이들을 포함합니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을 준비하거나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는 청년들로, 이들이 50만 명을 넘어선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입니다. 이는 1년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30대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31만 6천 명으로, 6개월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청년층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합니다. 청년층 전체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포기한 이들의 숫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 시장의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으며,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방증입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제조업과 건설업의 침체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취업해도 불안정, 단기 근로의 늪
일자리를 찾은 청년들조차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청년 취업자는 355만 7천 명으로 집계되었으나, 이 중 93만 6천 명이 주당 36시간 미만의 단기 근로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체 취업자의 약 26%에 해당하며, 4명 중 1명꼴로 불안정한 일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주당 17시간 이하의 '초단기 근로자'는 44만 5천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2.5%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단기 근로자들은 흔히 '긱워커'로 불리며, 플랫폼 노동이나 시간제 일자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는 일과 삶의 균형을 이유로 단기 근로를 선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택합니다. 더욱이 12만 1천 명의 청년이 현재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1만 2천 명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는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불완전 고용 상태에 놓여 있음을 보여줍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청년 백수 증가와 불안정한 고용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얽혀 있습니다. 첫째, 경제 성장 둔화와 내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제조업과 건설업이 위축되면서 신규 채용이 줄어들었고, 기업들은 경력직이나 중고 신입을 선호하며 신규 졸업생에게 문을 닫고 있습니다. 둘째, 산업 구조의 변화가 청년층 일자리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안정적이고 보상이 좋은 일자리는 줄어드는 반면, 단기적이거나 불안정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셋째, 청년층의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좌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취업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이 11.5개월로, 2004년 이후 가장 긴 수준입니다. 이는 실패의 경험이 누적되며 구직 의지를 꺾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면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합니다.
해법은 무엇일까
청년 고용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와 기업, 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선, 산업 구조를 조정해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합니다. 신산업 분야에서의 일자리 확대와 직업 훈련 프로그램 강화가 그 예입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청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부는 청년 구직 지원금과 같은 단기 대책 외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기업 역시 신입 채용을 늘리고, 단기 근로자 비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인력 운영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노동 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미래를 위한 첫걸음
청년 백수 120만 명 시대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이 문제를 방치하면 경제 성장 잠재력 저하와 사회적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의 책임입니다. 작은 변화라도 시작한다면, 미래는 조금씩 나아질 가능성을 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