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산불: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위협하는 불길 속 주민 대피

2025년 3월, 경북 지역은 숨 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안동까지 번지며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이 눈앞에서 타는 모습을 어떻게 떠나겠어요?”라는 한 주민의 절규가 귓가에 맴돕니다. 불길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안동시는 15만 시민 전체에 대피령을 내렸고, 소방과 산림 당국은 밤낮없이 불길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과연 이 불길은 어디까지 번질까요?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유산과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지켜질까요? 이번 글에서는 안동 산불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주민 대피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이번 화재는 2025년 3월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처음 발생했습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발화 초기에는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가 겹치며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24일 오후 4시경, 불씨는 약 20km 이상 떨어진 안동시 길안면으로 번졌고, 25일에는 풍천면까지 덮쳤습니다. 특히 하회마을과 직선거리로 불과 8km 지점까지 불길이 다가오면서 주민들은 긴박한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안동시는 같은 날 오후 4시 55분, “강한 바람으로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 중”이라며 하회마을 주민들에게 저우리마을로 즉시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당시 의성 지역에는 초속 5.2m의 남남서풍이 불었고, 안동에는 순간 초속 15m 이상의 강풍경보가 발효 중이었습니다. 이런 날씨는 불씨가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비화 현상’을 일으켰고, 산불이 주변 지역으로 빠르게 퍼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한 주민은 “불이 산을 넘어오는 걸 보니 정말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며 당시의 공포를 전했습니다. 이처럼 강풍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이번 재난의 핵심적인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안동 산불이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근처까지 번지자, 주민들의 대피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25일 오후 5시 3분, 안동시는 “관내 전역으로 산불이 확산 중이니 전 시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문자를 발송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이날 기준으로 약 4,052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되었고, 소방과 경찰은 마을 곳곳을 순찰하며 주민들을 안전한 장소로 안내했습니다. 특히 하회마을 주민 150여 명은 오후 4시 50분경 대피령을 받고 분주히 마을을 떠났습니다.

대피 과정에서 생생한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길안면 백자리에 사는 서무장(65)씨는 “집이 타는 걸 보면 도망가야겠지만, 내 눈으로 보고 싶다”며 끝까지 집을 지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소방관들의 설득으로 대피소로 향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주민 김잎분(64)씨는 “당뇨약을 챙길 정신도 없이 뛰쳐나왔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회상했습니다. 이처럼 주민 대피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간절함과 맞물린 결정이었습니다.

지역	대피 인원	대피 장소
하회마을	150명	저우리마을
길안면 백자리	약 300명	신성초등학교
안동시 전체	4,052명	다양한 대피소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한국의 전통과 유교 문화를 대표하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이번 안동 산불로 이곳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25일 오후, 불길이 하회마을에서 8km, 이후 밤사이 5.4km 지점까지 근접하자 소방 당국은 비상에 돌입했습니다. 소방차 10대와 인력 56명이 투입되어 초가 지붕과 담벼락에 물을 뿌리며 불길을 막았고, 병산서원에서는 편액 10여 점을 안동 세계유교문화박물관으로 긴급 이송했습니다.

특히 하회마을은 목조 건물이 많아 화재에 취약합니다. 소방관들은 방사포를 활용해 마을 곳곳에 물을 뿌렸고, 주민들도 집 지붕에 물을 뿌려달라고 요청하며 힘을 보탰습니다. 한편, 병산서원 인근에서는 의용소방대원들이 밤새 대기하며 불씨가 번지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26일 새벽, 불길이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일단 위기는 넘겼지만, 연기가 여전히 마을을 뒤덮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3월 26일 오전 5시 기준, 안동 산불의 진화율은 52%에 머물고 있습니다. 산림청과 소방 당국은 인력 787명과 헬기 및 장비 1,128대를 투입해 불길을 잡고 있지만, 강풍과 험한 지형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산불 영향 구역은 약 37,000ha로, 이는 2000년 강원 산불(23,794ha)을 넘어서는 규모입니다. 현재까지 사망자 3명, 부상자 1명이 보고되었고, 고운사와 운람사 등 사찰 두 곳이 전소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초기 진화만 잘했어도 이렇게까지 안 됐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풍과 건조한 날씨가 겹친 상황에서 초기 대응만으로 불길을 막기 어려웠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실제로 산림청은 낙동강 물까지 동원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불길의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인 실정입니다.

항목	현황 (3월 26일 기준)
진화율	52%
영향 구역	37,000ha
투입 인력	787명
투입 장비	1,128대
인명 피해	사망 3명, 부상 1명

이번 안동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주민들의 삶과 문화유산을 지키는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불길이 잦아들어도 주민들은 언제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은 온전히 보존될 수 있을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이 사라질까 봐 무섭다”는 한 주민의 말에서 그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이를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는 산불 예방과 초기 대응 체계를 점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헬기 투입이 늦어진 점이나 인력 부족 문제는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명백한 한계였습니다. 또한, 기후 변화로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잦아지는 만큼, 장기적인 산불 관리 방안도 필요합니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같은 유산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건물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역사와 정체성을 이어가는 일입니다.

안동 산불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둘러싼 긴장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방관과 주민, 당국의 헌신적인 노력 덕에 아직 큰 피해를 막아내고 있습니다. 만휴정 같은 문화재가 방염포 덕분에 무사한 사례는 작은 희망을 줍니다. 우리 모두가 이번 재난을 통해 자연의 힘 앞에서 겸손해지고, 서로를 지키려는 마음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는 안동의 모습을 기대하며, 지금 이 순간도 현장에서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