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배터리, 순간 폭발의 비밀...열폭주 실험과 해결책
휴대폰 충전을 위해 흔히 사용하는 보조배터리가 순식간에 폭발하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열폭주’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위험한 반응입니다. 최근 전기차와 모바일 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보조배터리 열폭주가 무엇인지, 이를 실험으로 알아낸 결과와 함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해결책을 살펴봅니다.
열폭주란 무엇인가요?
열폭주는 배터리 내부에서 열이 급격히 증가하며 제어할 수 없는 상태로 치닫는 현상을 말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지만, 과충전, 외부 충격, 고온 노출 등으로 인해 내부 단락이 발생하면 급격한 온도 상승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내부의 전해액이 분해되며 가스가 생성되고, 압력이 증가하면서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보조배터리는 크기가 작고 휴대성이 높아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지만, 열폭주가 발생하면 주변 환경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열폭주는 단 몇 초 만에 온도가 1,000℃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진행됩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소형 보조배터리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한국화재보험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는 기계적, 전기적, 열적 이상 조건에서 시작되며, 발생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제어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열폭주를 사전에 감지하고 막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열폭주를 유발하는 원인은?
보조배터리에서 열폭주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첫째, 과충전입니다. 배터리를 필요 이상으로 충전하면 내부에 리튬 이온이 과도하게 축적되며 전해액이 분해됩니다. 둘째, 외부 충격입니다. 보조배터리를 떨어뜨리거나 강한 압력을 가하면 내부 구조가 손상되며 단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셋째, 고온 환경입니다. 여름철 차 안이나 직사광선 아래에 보조배터리를 두면 내부 온도가 상승하며 열폭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서울대학교 임종우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열폭주 과정에서 양극과 음극 사이의 화학 반응이 ‘자가증폭루프’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이는 흑연 음극에서 발생한 에틸렌 가스가 양극으로 이동해 산소를 방출하고, 이 산소가 다시 음극에서 반응을 가속화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이러한 연쇄 반응은 열폭주가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진행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보조배터리 역시 소형이지만 이와 유사한 메커니즘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열폭주 실험으로 알아낸 사실
열폭주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LG화학 연구팀은 보조배터리에 못을 관통시키거나 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통해 열폭주 반응을 분석했습니다. 일반 배터리는 관통 실험에서 16%만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특정 소재를 적용한 배터리는 화재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충격 실험에서도 소재를 적용한 배터리는 70% 이상 화재가 억제되었고, 불꽃이 발생하더라도 수초 내에 꺼졌습니다.
또한 서울대 연구팀은 방사광 가속기 X선 회절 기법을 활용해 열폭주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가스와 화학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이 연구는 2024년 8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실리며 주목받았습니다. 실험 결과, 음극 표면에 알루미나 코팅을 적용하면 가스 발생이 줄어들고 열폭주가 억제된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보조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단서를 제공합니다.
열폭주를 막는 최신 해결책
열폭주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온도에 반응해 전류를 차단하는 ‘열폭주 억제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이 소재는 배터리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 저항이 1,000배 이상 증가하며 전류 흐름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온도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다시 원래 상태로 복귀하는 가역성도 갖췄습니다. 이 기술은 2024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리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LG화학과 LX하우시스가 협력해 만든 ‘특수 난연 CFT’가 있습니다. 이 소재는 1,500℃ 이상의 화염을 20분 넘게 견디며, 배터리팩 커버로 활용 가능합니다. 기존 소재보다 14배 긴 시간 동안 화염을 차단해 운전자가 대피하거나 화재를 진압할 시간을 벌어줍니다. 이러한 기술은 보조배터리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에도 적용될 수 있어 범용성이 높습니다.
일상에서 보조배터리 안전하게 사용하기
기술 발전과 함께 사용자도 보조배터리를 안전하게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정품 인증을 받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렴한 비규격 제품은 내부 설계가 부실해 열폭주 위험이 큽니다. 다음으로, 충전 중에는 보조배터리를 방석이나 이불 위에 두지 말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합니다. 또한, 오래된 보조배터리는 내부 소재가 열화되어 위험할 수 있으니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고온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여름철 차량 대시보드 위나 뜨거운 바닥에 두지 않으며, 사용 중 뜨거워지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점검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열폭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미래를 위한 배터리 안전 기술 전망
배터리 안전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전망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보조배터리를 포함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열폭주를 사전에 감지하는 센서 기술, 화재 확산을 막는 방화 소재, 그리고 에너지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안전성을 높이는 새로운 소재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분리막에 세라믹 코팅을 적용해 열 안정성을 높이거나, 다층 구조로 설계해 온도 상승 시 전류를 차단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도 배터리 안전 기준을 강화하며 협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열폭주 관련 규제가 점차 엄격해지고 있으며, 제조사들은 안전 인증을 필수로 받도록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소비자가 안심하고 보조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