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왜 8만 달러를 넘기 힘들까
2025년 3월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만 달러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암호화폐 친화적 발언과 정책 기대감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전략적 비축' 발표와 같은 긍정적인 소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예상과 달리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지, 여러 요인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비트코인은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인 10만 9천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취임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격은 27% 하락하며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장의 과열이 식은 결과로 보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거시경제적 불확실성과 트럼프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트럼프의 암호화폐 정책과 시장 반응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미국의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2024년 11월 대선 직후, 비트코인은 그의 당선 소식에 힘입어 8만 달러를 처음 돌파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습니다. 이어 2025년 1월 취임 직전에는 10만 5천 달러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취임 후 발표된 정책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3월 초 트럼프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XRP), 솔라나, 카르다노를 포함한 '전략적 가상자산 준비금'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에 비트코인은 일시적으로 9만 4천 달러까지 반등했지만, 곧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직접 암호화폐를 매입하지 않고, 범죄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자산을 보유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의 발언이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백악관 가상통화 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삭스는 전략 비축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며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동력을 약화시켰습니다.
거시경제 요인: 관세 전쟁의 그림자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선을 넘기 어려운 데에는 거시경제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화하며 관세 전선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5년 2월,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예고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무역 긴장을 높이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관세 전쟁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 채권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신호가 감지되고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실제로 3월 9일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5.25% 하락한 8만 134달러에 거래되며 약세를 보였습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관세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트럼프의 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관심이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단순히 정책 기대감에 의존하기보다, 글로벌 경제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시장 심리와 변동성의 증가
최근 비트코인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CryptoQuant의 리서치 총괄 Julio는 "비트코인의 일일 가격 변동폭이 12%를 넘었다"며 "이는 트럼프의 주요 발언 시기와 맞물려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음을 나타낸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변동성은 투자자들의 매수와 매도 심리가 엇갈리며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트럼프의 발언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움직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실질적인 정책 결과물이 없이는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2025년 3월 2일 트럼프의 전략 비축 발표 이후 비트코인은 9만 4천 달러까지 올랐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시장이 더 이상 말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또한 알트코인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플과 솔라나는 각각 30%와 20% 이상 급등했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전반에 걸친 투자 심리의 불안정성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이 보는 비트코인의 미래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당분간 8만 달러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을 언급합니다. 가상자산 시장 조사업체 인투더블록은 "관세 전쟁과 거시경제 우려가 트럼프의 정책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노엘 애치슨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가격의 침체는 거시경제 요인이 암호화폐 시장을 얼마나 강하게 누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일부 낙관론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인 비축 계획을 실행に移せば 비트코인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봅니다. 스탠더드차터드는 올해 말 비트코인이 12만 5천 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을 예측하며, 장기적으로는 2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안정될 경우에 한정된 시나리오입니다.
현재로서는 트럼프의 발언만으로 시장을 움직이기에는 한계가 명확해 보입니다. 투자자들은 그의 정책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보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론: 트럼프 효과의 재조명 필요
비트코인이 8만 달러선을 넘기 어려운 이유는 트럼프의 정책 기대감이 거시경제적 불확실성과 충돌하며 힘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암호화폐 친화적 발언은 초기 시장을 들썩이게 했지만, 관세 전쟁과 같은 더 큰 경제적 변수 앞에서 빛을 잃고 있습니다. 시장은 이제 말뿐인 약속이 아닌, 실질적인 행동과 결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행력과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변동성에 대비하면서도, 장기적인 흐름을 주시하며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