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질환으로 막힌 각막이식…취소 비용 부담 어쩌나 [호갱NO]
눈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각막 손상으로 시력을 잃을 위기에 처한 환자들은 각막이식을 통해 새 희망을 꿈꿉니다. 그런데 기저질환 때문에 수술이 취소되면서 예상치 못한 비용까지 떠안게 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런 상황이 왜 발생하는지, 어떤 대안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각막이식, 어떤 수술일까요?
각막은 눈의 가장 앞부분에 위치한 투명한 조직으로, 빛을 굴절시켜 시력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각막이 혼탁해지거나 손상되면 시력이 저하되는데, 이때 각막이식이 필요합니다. 이 수술은 기증받은 각막을 환자의 눈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주로 원추각막, 각막염, 외상 등으로 인해 각막 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이 대상입니다. 수술은 대개 성공률이 높아 1년 내 70~90%가량의 환자가 시력 회복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 심장 질환 같은 기저질환이 있으면 수술 전 건강 상태를 철저히 점검해야 합니다. 의료진은 마취와 수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며, 필요하면 수술을 연기하거나 취소합니다.
기저질환 때문에 취소된 수술
기저질환은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좌우합니다. 예를 들어, 통제되지 않는 고혈압은 수술 중 출혈 위험을 높이고, 당뇨는 회복 과정에서 감염 가능성을 키웁니다. 이런 이유로 병원은 수술 직전 환자의 혈압, 혈당 수치 등을 확인하고, 기준에 미달하면 수술을 진행하지 않습니다. 이는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입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환자가 이미 지불한 비용입니다. 각막이식은 준비 과정에서 검사비, 입원비, 각막 획득 비용 등이 발생합니다. 수술이 취소되면 환자는 이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혹은 추가 부담을 져야 할지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실제로 일부 환자들은 수술 취소 후 병원 측에서 "이미 준비된 비용"이라며 환불을 거부하거나 일부만 돌려주는 경우를 겪었다고 호소합니다.
취소 비용, 누가 책임질까요?
각막이식 비용은 크게 수술비와 각막 획득 비용으로 나뉩니다. 국내 기증 각막을 사용할 경우 총비용은 약 150만~200만 원, 수입 각막이라면 450만~500만 원 수준입니다. 이 비용에는 각막 적출, 보관,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반 비용도 포함됩니다. 수술이 취소되면 수술비는 환불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각막 획득 비용은 이미 사용된 자원으로 간주돼 환불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병원마다 환불 정책이 다릅니다. 서울아산병원 같은 대형 의료기관은 수술 전 환자의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며, 취소 시 비용 정산 절차를 명확히 안내합니다. 반면, 일부 병원에서는 사전 고지 없이 비용을 청구하거나, 환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이는 환자와 병원 간 소통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로 보입니다.
법적으로 보면, 의료 서비스는 계약 관계로 해석됩니다. 수술이 취소된 이유가 환자의 건강 상태라면, 병원은 이를 예측하지 못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사전에 기저질환을 알렸고, 병원이 충분한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책임 소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한국소비자원이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
각막이식 취소 비용 문제를 해결하려면 몇 가지 대안이 있습니다. 먼저, 수술 전 병원과 명확한 비용 정산 기준을 협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이 취소될 경우 어떤 비용이 환불되고, 어떤 비용이 청구되는지 서면으로 확인받는다면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각막이식은 일부 비급여 항목을 포함하지만, 수술비와 입원비는 보험 처리가 가능합니다. 기저질환 관리 비용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사전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같은 단체에서 제공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단체는 각막이식 환자에게 최대 300만 원까지 수술비를 지원하며, 경제적 부담을 덜어줍니다. 단, 수입 각막 비용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니 유의해야 합니다.
환자 권리와 병원 책임
환자는 안전하고 투명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기저질환으로 수술이 취소된 경우, 병원은 환자에게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비용 처리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반대로 환자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알리고, 수술 전 필요한 검사를 성실히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막이식은 단순한 수술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기증과 연결된 특별한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문제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민감한 사안입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명확한 소통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