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을 꿈꾸던 갭투자자들, 토허제 파장 속 '마동강'으로 향하다

강남을 꿈꾸던 갭투자자들, 토허제 파장 속 '마동강'으로 향하다

강남을 꿈꾸던 갭투자자들, 토허제 파장 속 '마동강'으로 향하다

토허제 해제, 강남 부동산의 새로운 국면

2025년 2월, 서울시는 강남 3구 일부 지역에 적용되던 토지거래허가제를 전격 해제합니다.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 등 291개 아파트 단지가 규제에서 풀리며,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됩니다. 이 결정은 실거주 의무와 자금 조달 계획서 제출 부담을 덜어주며, 특히 전세를 활용한 주택 매입, 이른바 갭투자를 다시 가능하게 만듭니다. 강남이라는 프리미엄 지역의 매력이 더해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그러나 이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강렬한 후폭풍을 몰고 옵니다. 해제 직후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급등하며, 일부 단지에서는 최고가를 경신하는 거래가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잠실 엘스 84㎡는 14억 원대에서 30억 원으로 치솟으며 단기간에 3억 원 이상의 갭이 벌어집니다. 이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커지며 투자에 필요한 자금 부담이 증가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투자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시장은 과열 양상을 띠기 시작합니다.

갭투자 급증, 강남 3구의 변동성

토허제 해제 이후 갭투자 의심 사례가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2월 강남 3구에서 임대보증금을 승계하고 금융기관 대출을 활용한 주택 구매 건수는 134건으로 집계됩니다. 이는 해제 전인 2024년 12월 61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1118억 원에서 2943억 원으로 약 2.63배나 뛰어오릅니다. 서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갭투자 의심 사례는 1.84배 늘어나며, 강남을 중심으로 한 투자 열기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현상은 강남이 가진 상징성과 함께 규제 완화로 인한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투자자들은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자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해 차익을 노리는 전략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매매가 상승 속도가 전세가를 앞지르며 갭투자에 필요한 자금이 커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경우, 규제 해제 전 13억 원 수준이던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21억 원까지 벌어지며, 투자 문턱이 높아지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정책 번복, 강남 3구와 용산까지 규제 확대

급등하는 집값과 갭투자 열풍에 놀란 서울시는 불과 한 달 만인 2025년 3월 19일, 토허제를 재지정하는 강수를 둡니다. 이번에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뿐 아니라 용산구까지 포함해 약 2200개 단지, 40만 가구를 규제 대상으로 묶습니다. 3월 24일부터 적용되는 이 조치는 9월 30일까지 6개월간 유지되며, 필요 시 연장 가능성이 열린 상태입니다. 실거주 의무가 다시 부활하며 갭투자는 사실상 차단됩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번 조치로 시장 안정화를 꾀한다고 밝힙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부동산 규제와 금융 수단을 총동원해 집값 상승을 억제하겠다”고 강조하며, 투기 수요 유입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시장 변동성이 커진 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정책 번복에 대한 입장을 표명합니다. 하지만 이 급작스러운 변화는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며,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혼선을 겪게 만듭니다.

마동강으로 몰리는 투자자들

강남 3구와 용산구가 규제로 묶이자, 투자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인근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그중 마포구, 동작구, 강서구를 묶어 부르는 ‘마동강’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릅니다. 이 지역들은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뛰어나고, 개발 호재와 생활 인프라가 풍부해 투자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특히 마포구는 한강변을 끼고 있으며, 여의도와의 연계성 덕분에 주거와 상업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곳입니다.

실제로 토허제 재지정 이후 마포구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지는 조짐이 보입니다. 마포구 연남동과 공덕동 일대에서는 호가가 소폭 상승하며,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분위기입니다. 동작구 흑석동 역시 재건축 기대감과 함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강서구 마곡동은 대기업 입주와 MICE 복합단지 개발로 인해 이미 주목받던 지역이라, 강남에서 밀려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값 상승의 파급 효과와 풍선 효과

강남 집값 상승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풍선 효과를 낳습니다. 토허제 해제 후 강남 3구의 상승률이 201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도 상승세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성동구 성수동 아이파크 84㎡는 14억 원대에서 15억 6500만 원으로 거래되며, 호가는 16억 원을 넘어서기도 합니다. 이는 강남발 상승세가 인접 지역으로 번진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처럼 외곽 지역도 미약하나마 상승 신호를 보입니다. 노원구는 하락세에서 보합으로 전환되고, 도봉구와 강북구는 소폭 오름세를 기록합니다. 전문가들은 강남의 규제 강화로 인해 자금이 서울 외곽과 수도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점칩니다. 특히 과천과 분당 같은 준강남 지역은 이미 거래량이 증가하며 호가가 오르는 중입니다. 과천 푸르지오써밋 84㎡는 23억 8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갱신합니다.

시장 혼란과 투자자들의 갈등

토허제 재지정은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합니다. 강남 3구에서는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등장하며, 잠실 리센츠 84㎡는 32억 원에서 29억 원대로 떨어집니다. 반포 래미안원베일리도 2억 원가량 하락한 가격에 거래됩니다. 매도자들은 규제 적용 전 처분을 서두르고, 매수자들은 계약을 포기할지 고민에 빠집니다.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주말까지 팔아달라”는 문의가 쇄도한다고 전합니다.

반면, 마동강 지역은 관망과 기대가 공존합니다. 마포구 공인중개사들은 “강남에서 밀려난 수요가 유입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만, 거래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거래량이 위축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장기적인 집값 흐름은 서울의 희소성과 수요에 달렸다고 분석합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핵심 지역은 매도자들이 쉽게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부동산 정책의 딜레마

이번 토허제 사태는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에 대한 논란을 키웁니다. 서울시는当初 해제를 추진하며 “재산권 침해와 풍선 효과를 줄이기 위함”이라고 밝혔지만, 한 달 만에 번복하며 신뢰도에 타격을 입습니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는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결정”이라며 성급한 규제 완화를 비판합니다. 반면,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재지정은 과열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면을 강조합니다.

정부는 추가 대책도 예고합니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지정, 대출 규제 강화 등이 논의되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공급 부족과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해소되지 않는 한, 상승세를 완전히 꺾기 어렵다고 입을 모읍니다. 박합수 건국대 교수는 “토허제 영향은 부분적일 뿐”이라며 구조적인 요인을 지적합니다.

미래 전망과 투자 방향

현재 부동산 시장은 강남을 중심으로 한 과열과 규제 강화, 그리고 주변 지역으로의 자금 이동이 얽힌 복잡한 국면에 놓여 있습니다. 강남 3구와 용산구는 단기적으로 거래가 주춤할 가능성이 크지만,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합니다. 마동강과 같은 대체 지역은 강남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지역별 특성과 정책 변화에 더욱 촉각을 세워야 합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하반기 대출 규제와 금리 변동이 중요한 변수”라고 언급하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합니다. 결국, 시장의 흐름은 규제와 수요, 공급의 균형 속에서 결정될 전망입니다. 강남을 꿈꾸던 갭투자자들이 마동강으로 눈을 돌리는 지금, 부동산 시장은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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