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형 인턴, 꿈의 시작인가 좌절의 문턱인가
혹시 여러분은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과거에는 인턴의 75%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대요. 열심히 하면 나도 될 수 있겠죠?"라는 희망찬 목소리로 시작한 취업 준비생이 몇 달 뒤 "인턴 전원이 불합격이라니, 이게 말이 되나요?"라며 절망에 빠진 사연 말입니다. 최근 한 게임 회사의 채용형 인턴십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정규직 전환을 꿈꾸며 밤낮없이 노력한 10명의 인턴이 단 한 명도 전환되지 못한 채 모두 탈락한 사건이 화제가 되었죠. 이 소식을 접한 순간, 여러분이라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분노, 허탈함, 아니면 "나도 저렇게 될까" 하는 불안감?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취업 시장의 냉혹한 현실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보고 싶어졌습니다. 오늘은 이 사건을 계기로 채용형 인턴의 실태와 우리가 알아야 할 점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정규직 전환 약속,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채용형 인턴이라는 말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입니다. 일정 기간 동안 회사에서 실무를 경험하며 능력을 증명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약속은 많은 이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죠. 특히 과거 높은 전환율을 자랑했던 기업들의 사례는 이런 믿음을 더 키웠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54.9%가 인턴을 채용했으며, 그중 상당수가 정규직 전환을 목표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약속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게임 회사 쿡앱스의 사례처럼, "정규직 전환형"이라는 문구를 내걸고도 전원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내놓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이 사건에서 인턴들은 3개월간 D1 리텐션(접속 1일 후 복귀율) 50%라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달성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합니다. 주말도 없이 새벽까지 일에 매달렸지만, 회사는 "조직 개편과 실적 부진"을 이유로 모두를 탈락시켰죠. 이쯤 되면 "정말 정규직 전환을 의도했던 걸까?"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높은 전환율을 믿고 열심히 하면 나도 될 거야"라는 희망을 품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약속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사의 상황과 약속의 구체성이 중요합니다. 모호한 말만 늘어놓는다면 그건 희망 고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법적으로 본 정규직 전환 거부, 정당한가
이런 사례를 보면 "법적으로 문제없나요?"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사실 채용형 인턴의 정규직 전환 거부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2024년 6월 서울고등법원의 포스코 판결을 예로 들어볼게요. 이 사건에서 법원은 포스코가 채용형 인턴의 정규직 전환을 거부한 것이 부당해고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회사가 평가 결과를 인턴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법원은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려면 과거 전환율이 높았거나, 계약서에 명확한 기준이 적혀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반면, 쿡앱스 사례는 다릅니다. 회사는 "시용 계약이 아닌 기간제 계약"이었다며 법적 책임을 피할 여지를 남겼습니다. 시용 계약이라면 명확한 평가 기준과 그에 미달한 증거가 있어야 해고가 정당화되지만, 기간제라면 계약 만료 시 자연스럽게 관계가 종료됩니다. 다만, 과도한 업무를 강요하고 정당한 보상을 주지 않았다면 도덕적 비판은 피하기 어렵겠죠. 아래 표는 두 사례의 차이를 간단히 정리한 겁니다.
사례 | 계약 유형 | 법적 판단 | 주요 쟁점 |
---|---|---|---|
포스코 | 시용 계약 | 부당해고 인정 | 평가 결과 미공지, 보완 기회 미제공 |
쿡앱스 | 기간제 계약 | 법적 문제 없음 | 조직 개편, 실적 부진 이유로 전원 탈락 |
인턴 전원 불합격, 그 이면의 이야기
쿡앱스 사례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단순히 "인턴들이 못해서 떨어졌다"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회사는 2023년 매출이 805억 원으로 전년도 830억 원보다 감소하며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전체 직원의 절반을 권고사직으로 내보냈고, 인턴십 프로그램도 이 여파를 피해 가지 못한 거죠. 인턴들은 "우리가 열심히 한 게 의미 없었던 걸까"라며 허탈함을 토로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지금은 채용할 여력이 없다"는 현실적인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은 비단 쿡앱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2010년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인턴 후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이들 중 60%가 "그 기업에 다시 입사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열심히 일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끝난다면 누구라도 배신감을 느낄 테니까요.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인턴 불합격이 꼭 여러분의 능력 부족을 뜻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회사의 사정, 경제 상황 등 외부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칠 때도 많습니다.
취업 준비생이 알아야 할 현실적인 조언
이쯤 되면 "그럼 채용형 인턴에 도전하는 게 의미가 있나요?"라는 고민이 들 수 있습니다. 제 답은 "의미 있다"입니다. 단, 눈을 크게 뜨고 접근해야 합니다. 먼저, 회사가 과거에 얼마나 많은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는지 확인해보세요. 예를 들어, 과거 75% 이상의 전환율을 자랑했던 기업이라면 신뢰도가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가 없다면 계약서를 꼼꼼히 읽고, 전환 기준이 명확한지 따져보는 게 중요합니다.
또 하나, 인턴 기간 동안 무조건 열심히만 하는 것보다 똑똑하게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2020년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한 정규직 전환 성공자는 "주어진 일에 플러스 알파를 더했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 거죠. 하지만 과도하게 눈에 띄려는 쇼맨십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균형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불합격하더라도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최선을 다했다면 그 경험 자체가 다음 기회를 위한 밑거름이 됩니다. 쿡앱스 인턴들처럼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그걸 발판 삼아 더 나은 곳을 찾는 이들도 많습니다.
결론: 희망과 현실 사이에서
정규직 전환을 꿈꾸며 인턴십에 뛰어드는 건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하지만 "과거 75%가 전환됐다"는 말만 믿고 무작정 달려들기엔 위험이 따릅니다. 회사의 약속이 구체적인지, 현실적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쿡앱스 사례는 우리에게 "열심히 하면 된다"는 단순한 믿음이 때로는 깨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한 번의 좌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세요. 여러분의 노력은 언젠가 빛을 볼 날이 분명히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