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崛起의 이면, 한국 기술 유출과 중소기업의 고충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세계 기술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반도체, 인공지능, 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중국제조2025' 계획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 계획은 2015년에 발표된 이후, 첨단 기술 자급률을 높이고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 아래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 찬 목표가 눈에 띕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중국의 기술崛起는 자국의 연구개발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타국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고 유출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현대 산업의 쌀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분야입니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을 통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1년 국가정보원이 적발한 기술 유출 사건 중 3분의 2가 중국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핵심 기술과 삼성전자 자회사의 첨단 기술이 중국 경쟁 업체로 넘어간 혐의로 관련자 17명이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한국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 엔지니어를 고액 연봉으로 유인하거나, 합작 투자라는 명목 아래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2022년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가 중국 기업으로 유출된 사건이 수원지검의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중국이 자체 기술 개발에 앞서 한국의 성과를 활용하려는 의도를 보여줍니다.

기술 유출의 피해는 대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협력 속에서 핵심 부품이나 기술을 개발하며 생존을 도모하지만, 기술이 유출되면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 한국 중소기업은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집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한국 중소기업 중 상당수가 중국의 기술 도입과 저가 제품 유통으로 인해 매출 감소와 폐업 위기를 겪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OLED 기술은 한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2012년 기술 유출 사건 이후 중국 기업들이 급부상하며 시장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당시 유출된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은 OLED 생산을 시작했고, 이후 한국 중소기업들은 협력처를 잃거나 가격 경쟁에 밀려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중소기업이 기술 유출로 인해 얼마나 취약한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중국은 기술崛起를 위해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2014년 '반도체 산업발전 추진 요강'을 발표하며 23조 9000억 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반도체 기업에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2023년 기준 4700개 이상의 AI 기업이 활동 중이며, 생성AI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만 700여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중국이 단순히 기술을 모방하는 단계를 넘어 독자적인 혁신을 추구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반면, 한국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느리고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법적 장치인 산업기술보호법이 존재하지만, 실효성 있는 집행과 처벌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2021년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 간 기술 격차는 D램 5년, 낸드 플래시 2년 수준으로 좁혀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격차가 줄어드는 속도에 비해 한국의 방어책은 충분히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여러 방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먼저, 기업 내부적으로는 기술 보호를 위한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고 직원 교육을 확대해야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보조금이나 법률 자문 서비스가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산업 스파이 활동을 엄중히 처벌할 수 있는 법적 틀을 정비해야 합니다. 현재 간첩법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신속한 입법과 집행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국제 협력을 통해 기술 유출을 감시하고, 중국과의 기술 교류에서 한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중국의 기술崛起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5년 2월 기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핵심 기술 5개 분야 중 4개에서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혁신 분야를 개척해야 합니다. 양자 기술이나 차세대 인공지능과 같은 미래 산업에서 선제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중국의 도전에 맞서 한국 산업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지금이야말로 단결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