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배당 줄어든 보험사, 그 이유는?

역대급 실적에도 배당 줄어든 보험사, 그 이유는?

역대급 실적에도 배당 줄어든 보험사, 그 이유는?

2025년 현재, 보험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실시하는 보험사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새 회계제도와 자본 규제의 영향 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그 원인을 자세히 파헤쳐봅니다.

보험사, 사상 최대 실적의 배경

지난해 보험사들은 놀라운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삼성화재는 세전이익 2조 4,446억 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손해보험 업계 1위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결과입니다. 생명보험사들 역시 IFRS17 도입 이후 CSM(계약서비스마진) 상각익 반영으로 매분기 역대급 실적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호황은 코로나19 이후 차량 운행 감소로 손해율이 낮아진 점, 그리고 금리 상승으로 자산운용 수익이 증가한 점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과 함께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생명보험사들은 저축성 보험 판매 축소에도 불구하고 기존 계약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며 실적을 끌어올렸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성과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의 결과라고 평가합니다.

배당 축소의 주요 원인: IFRS17과 해약환급금

그렇다면 왜 이렇게 좋은 실적을 낸 보험사들이 배당을 줄였을까요? 그 중심에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이 있습니다. 2023년 도입된 이 제도는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도록 요구하며,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을 크게 늘렸습니다. 과거보다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장 보험사 11곳 중 배당을 결정한 곳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단 3곳에 불과합니다. 삼성생명은 8,080억 원, 삼성화재는 8,077억 원, DB손보는 4,083억 원을 배당했지만, 나머지 8곳은 배당 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현대해상 같은 대형 손해보험사는 2003년 이후 이어온 배당 전통이 끊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는 IFRS17로 인해 지급여력비율(K-ICS)이 낮아진 탓이 큽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킥스비율 200%를 넘은 곳은 삼성화재(265.0%)와 DB손보(201.5%)뿐입니다. 200% 미만으로 떨어지면 해약환급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므로 배당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업계는 이러한 제도적 변화가 배당 축소의 핵심 원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외국계 vs 국내 보험사, 배당 양극화 현상

흥미로운 점은 외국계 보험사와 국내 보험사 간 배당 정책의 차이입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순이익이 3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91.3% 감소했음에도 배당금 1,116억 원을 지급하며 배당성향 345.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순이익의 3배 이상을 배당한 사례로, 외국계 보험사의 공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보여줍니다.

반면, 국내 보험사는 자본 규제와 재무 건전성 유지에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는 킥스비율 200%를 넘기며 각각 99.0%, 93.4%의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대부분 국내사는 해약환급금 부담으로 배당을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양극화는 보험업계의 경쟁 구도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업계의 대응과 제도 개선 요구

보험사들은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목소리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의 개선입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IFRS17과 K-ICS가 보험사의 자본 부담을 과도하게 키웠다고 지적하며, 이를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요구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역대급 이익에도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보험사는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제도 변화 없이는 배당 여력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또한, 보험사들은 상품 구조 조정을 통해 손해율을 낮추고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유배당보험 상품의 경우 자산운용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므로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비배당 상품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곳도 늘고 있습니다.

미래 전망과 투자자 시각

앞으로 보험업계는 실적과 배당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보험료는 오르고 환급금은 줄어드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실적에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 고객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 축소가 단기적인 실망 요인이 될 수 있으나,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강화가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삼성화재와 DB손보처럼 안정적인 배당을 유지하는 곳은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로 남아 있습니다. 반면, 배당이 불투명한 현대해상 같은 기업은 향후 제도 개선 여부에 따라 주목도가 달라질 전망입니다.

결국, 보험업계는 실적 호조와 자본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치밀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러한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에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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