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사건이 남긴 충격
영화 '승부'는 한국 바둑계의 전설적인 인물 조훈현과 그의 제자 이창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병헌과 유아인이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았던 이 영화는 제작 과정에서 뜻밖의 시련을 맞이합니다. 2023년,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서 영화의 운명도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김형주 감독은 이 사건이 터졌을 당시의 심경을 떠올리며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라고 회고합니다. 그의 말에서 느껴지는 당혹감과 실망은 영화 제작에 쏟아부은 열정만큼이나 깊었습니다.
유아인은 이창호 역을 맡아 조훈현과의 긴장감 넘치는 대결을 연기하며 영화의 중심축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사건이 불거지자 영화는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하고 표류합니다. 김형주 감독은 이 시기를 "몇 달간 술만 마셨다"라고 표현하며, 그만큼 충격이 컸음을 털어놓습니다. 감독으로서 작품을 완성하고 관객에게 선보이려던 꿈이 한순간에 위태로워진 순간이었습니다.
술로 보낸 시간, 그리고 그 뒤
김형주 감독은 2025년 3월 19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승부' 언론시사회에서 유아인 사건에 대해 입을 엽니다. 그는 "마음 같아선 따로 술 한 잔 하며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사건 이후 몇 달간 술에 의지하며 감정을 추스렸던 시간을 암시합니다. 감독은 유아인을 향한 복잡한 감정을 숨기지 않습니다. "주연 배우로서 무책임하고 실망스러운 사건이었다"라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냅니다.
사건 직후 김형주 감독은 영화의 방향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넷플릭스 공개가 예정되어 있던 '승부'는 유아인의 법적 문제로 인해 계획이 틀어집니다. 감독은 이 시기를 지나며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상처를 입었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그는 작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2025년 3월 26일 극장 개봉이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하며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합니다.
영화 속 유아인, 지울 수 없는 존재
'승부'는 조훈현과 이창호, 두 인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의 분량을 편집하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 이야기는 두 사람의 대결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구조적으로 편집이 불가능했다." 유아인은 영화에서 이창호로 분해 조훈현과의 운명적인 대결을 이끌어갑니다. 감독은 "영화가 공개되면 관객도 이 선택을 납득할 것"이라 믿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홍보 과정에서 유아인이 철저히 배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으며, 이병헌이 홀로 작품을 대표합니다. 이는 대중의 반응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본편에서는 유아인의 연기가 그대로 살아있어, 관객은 영화 속에서 그의 존재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감독의 고뇌와 결단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 사건을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잘못"이라며 단호하게 평가합니다. 그는 배우로서의 유아인을 넘어 한 사람으로서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를 냅니다. 동시에 감독은 영화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습니다. "이미 완성된 이야기를 굳이 손대고 싶지 않았다"라며 작품의 원형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감독은 술잔을 기울이며 많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믿기지 않았다"라는 말에는 단순한 충격을 넘어, 함께 작업했던 배우에 대한 신뢰가 깨진 아픔이 담겨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영화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넷플릭스에서 극장으로 플랫폼을 변경하고, 개봉을 밀어붙인 결정은 그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입니다.
사건의 전말과 영화의 운명
유아인은 2023년 프로포폴 등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집니다.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으나, 2025년 2월 18일 2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아 석방됩니다. 이 과정에서 '승부'는 넷플릭스 공개가 무산되고 극장 개봉으로 방향을 틉니다. 김형주 감독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것이 기쁘다"라며 힘든 시간을 딛고 일어선 소감을 전합니다.
영화는 2021년 촬영을 마무리했지만, 사건으로 인해 약 4년간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감독은 이 긴 여정을 "우여곡절"이라 표현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지켜낸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승부'는 단순한 바둑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승부욕과 회복력을 보여주는 드라마로 관객 앞에 섭니다.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
김형주 감독은 '승부'를 통해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는 "조훈현과 이창호의 대결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서로의 성장을 보여준다"라고 말합니다. 유아인 사건으로 얼룩진 제작 과정은 감독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그는 이를 딛고 영화를 완성합니다.
감독은 관객에게 "애초의 의도대로 영화를 만나 달라"라고 당부합니다. 술로 보낸 힘든 나날들은 이제 과거가 되었고, '승부'는 새로운 시작을 맞이합니다. 2025년 3월 26일, 극장에서 펼쳐질 이 이야기가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