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요 압력 낮지만 환율 높아…물가 2% 근방 등락" 분석
한국은행이 최근 물가상승률이 2% 근방에서 변동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수요 측면의 압력은 약화된 반면, 높은 환율이 물가를 자극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은의 분석을 바탕으로 경제 상황과 전망을 살펴봅니다.
한국은행의 물가 전망 배경
한국은행은 2025년 3월 6일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근방에서 오르내릴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김웅 부총재보는 "수요 압력이 낮은 상황이지만 높은 환율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서 지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확인된 점과도 연결됩니다.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1.8%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은 채소류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딸기 등 과실류 가격 하락으로 상승률이 1.9%에서 1.0%로 낮아졌습니다. 석유류 가격 역시 7.3%에서 6.3%로 완화되며 물가 안정에 기여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1월 2.2%였던 물가상승률이 2월에 0.2%포인트 하락한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환율과 물가의 상관관계
높은 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을 초래하며, 이는 국내 소비자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변동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한은은 높은 환율 수준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해 물가를 자극한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2025년 초 비상계엄 사태와 트럼프 행정부의 강달러 정책 여파로 환율이 1,400원대 중반을 유지하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은의 ‘환율의 장단기 물가 전가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1년간 0.2~0.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수입 중간재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서 두드러지며, 단기적으로는 석유류와 같은 에너지 가격에 즉각 반영됩니다. 장기적으로는 가공식품 등 최종재 가격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수요 압력 감소의 의미
수요 압력이 낮다는 것은 국내 소비와 투자 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는 내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경제 심리 위축과 미국의 관세정책 등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입니다. 한은은 낮은 수요 압력이 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으나, 높은 환율이 이를 상쇄하며 물가가 목표치인 2% 근방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내수민감물가의 둔화가 두드러집니다. 2024년 말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과 내구재 등 내수와 밀접한 품목의 가격 상승률이 1% 중반으로 낮아졌습니다. 이는 소비 여력이 줄어든 가계의 구매력 감소와 연결되며,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제 전망과 위험 요인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환율 상승과 수요 압력 감소라는 두 가지 요인이 상호작용하며 2%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웅 부총재보는 "지난 2월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안정적인 흐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정학적 정세, 주요국 간 통상 갈등, 환율 변동성, 내수 회복 속도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어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은은 이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1.4%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반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2분기 이후 해소되면 하반기 경제 심리가 회복되며 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습니다.
통화정책과 물가 안정의 균형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인하하며 내수 부진을 완화하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는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을 고려한 결정으로, 성장률을 0.07%포인트 상승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4.50~4.75%)와의 격차가 1.75%포인트로 확대되며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 점은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이창용 총재는 "올해 1~2회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재정정책과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환율 변동성과 물가 상승 압력을 관리하면서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기업과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높은 환율은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수입 원자재 비용 증가로 인해 가공식품 등 소비재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환율 장기화로 가격 인상을 유보했던 기업들이 동참하면서 물가 전가 효과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져 내수 회복을 더디게 할 우려가 있습니다.
반면, 석유류와 농산물 가격 둔화는 소비자물가 안정에 긍정적입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은 가계 실질 구매력을 높여 물가 안정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상반된 요인들이 물가를 2% 근방에서 유지시키는 배경으로 보입니다.
결론: 물가와 경제의 미래
한국은행의 전망대로라면,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2% 근방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높은 환율과 낮은 수요 압력이 공존하는 가운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화가 중요해 보입니다. 지정학적 불안과 환율 변동성 등 외부 요인을 면밀히 주시하며, 내수 회복을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할 시점입니다.
경제 주체들은 한은의 분석을 참고해 환율과 물가 변동에 대비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기업은 비용 관리와 가격 정책을, 소비자는 구매력 변화를 고려한 소비 계획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