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TSMC 다음은 삼성” - 대만 국책경제원장의 주장과 그 의미

이 글은 대만 국책경제원장의 “대미 투자 TSMC 다음은 삼성”이라는 발언을 바탕으로,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 구도와 미국의 정책이 삼성전자와 TSMC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봅니다. 최신 정보를 통해 현실적인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2025년 3월 6일, 대만 중화경제연구원(CIER)의 롄셴밍 원장은 기자회견에서 TSMC의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그다음 주목받을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지목했습니다. TSMC는 최근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46조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롄셴밍 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기업들의 투자 방향을 바꾸고 있다”며, “TSMC의 움직임 이후 삼성전자가 비슷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자국 중심 반도체 공급망 구축 전략과 맞물린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모든 수입 반도체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며,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충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TSMC는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애리조나 공장 증설 등 대규모 계획을 내놓았고, 대만 언론에 따르면 이는 경제적 이유뿐 아니라 대만의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됩니다. 롄셴밍 원장은 “삼성전자 역시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비슷한 결정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삼성전자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2025년 3월 기준, TSMC는 미국 내 공장 설립에 146조 원 이상을 투자하며, 2나노 공정 등 첨단 기술의 현지 생산을 검토 중입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과 바이든 정부 시절 제정된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결과로 보입니다. 미국 상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TSMC의 투자는 관세 정책의 성과”라며 트럼프의 공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追う 입장에 있습니다. 2024년 1분기 기준 삼성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11%로, TSMC(60% 이상)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습니다. 삼성은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4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TSMC의 투자 규모와 속도를 고려하면, 삼성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이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지 않으면 고객사 확보와 기술 경쟁에서 더 밀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이드 인 USA’ 정책은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되면 TSMC의 미국 투자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TSMC의 결정이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충족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대만이 ‘실리콘 방패’(반도체를 통한 안보 전략)로 활용해온 TSMC의 해외 확장이 불가피해졌음을 시사합니다.

삼성전자 역시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TSMC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텔에 195억 달러(약 26조 원) 보조금을 지원하며 자국 기업을 키우려 하고, TSMC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25년 2월, 로이터는 TSMC가 인텔 공장의 지분 인수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하며, 이는 삼성의 입지를 더욱 좁힐 수 있는 시나리오로 주목받았습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미국과 대만의 협력이 깊어지면 TSMC에 일감이 몰리고, 삼성은 기회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추가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삼성전자는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TSMC는 2025년부터 2나노 공정 양산을 계획하며, AI 칩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은 3나노 공정에서 수율 문제를 해결하며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고객사 확보에서 TSMC에 밀리는 모습입니다. 2022년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삼성의 파운드리 품질 논란으로 주요 고객이 TSMC로 이동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인재 유출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4년 3월 중앙일보는 삼성전자의 이직률이 TSMC의 두 배에 달한다고 전하며, 미국과 일본이 한국 반도체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TSMC는 대만 내 평균 연봉의 4~5배를 제공하며 인재를 끌어모으고, 해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인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이런 흐름에 대응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대만 국책경제원장의 발언은 삼성에게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기회를 제시합니다. TSMC가 미국 투자를 통해 안보와 경제를 모두 잡으려 한다면, 삼성도 유사한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텍사스 공장 외에 추가적인 미국 내 생산 기지를 구축하거나, 인텔과의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만과 달리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덜 민감한 위치에 있어, 미국의 압박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장훙웬 대만 타이베이 즈리과기대학 교수는 2023년 한겨레 인터뷰에서 “TSMC는 분산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삼성이 한국에만 집중하면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삼성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유연성을 확보하려면 해외 투자 확대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결국, 삼성전자는 TSMC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 개발, 인재 확보, 그리고 미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병행해야 합니다. 롄셴밍 원장의 발언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