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또 오를까? 유류세 인하 연장의 이면
매일 아침 주유소 앞을 지나며 가격표를 확인하는 당신, 혹시 최근 기름값이 살짝 올랐다고 느꼈나요?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요즘, 기름값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2025년 4월,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6월 30일까지 두 달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지만, 인하율은 축소되었습니다. 휘발유는 15%에서 10%로, 경유는 23%에서 15%로 조정되면서 리터당 휘발유는 40원, 경유는 46원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 변화가 우리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류세 인하 연장, 왜 필요한가?
유류세 인하는 2021년 11월 국제 유가 급등으로 처음 도입된 이후 15번째 연장되었습니다. 당시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00원을 넘어서며 서민들의 부담이 커졌고, 정부는 국민의 유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세금을 낮추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 정책은 물가 안정과 가계 부담 완화를 목표로, 휘발유와 경유 등 주요 유종에 적용됩니다. 특히 2022년에는 인하율을 최대 37%까지 확대하며 큰 효과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로 안정세를 보이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24년 9월 1.6%로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오면서 정부는 인하율을 점차 축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장 결정은 고환율로 인한 체감 유가 부담과 세수 부족 문제를 균형 있게 고려한 결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2024년 교통·에너지·환경세는 11조 2000억 원으로 예상되었지만, 이는 당초 예산 15조 3000억 원보다 4조 1000억 원 부족한 수치입니다. 유류세 인하로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는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하율을 조정하며 단계적으로 세율을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하율 축소, 실제 기름값은 얼마나 오를까?
이번 인하율 조정으로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가 어떻게 변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휘발유의 유류세 인하율이 15%에서 10%로 줄어들며, 리터당 유류세는 698원에서 738원으로 40원 인상됩니다. 경유는 인하율이 23%에서 15%로 축소되며, 유류세가 448원에서 494원으로 46원 오릅니다. LPG 부탄도 같은 비율로 인하율이 조정되며, 리터당 173원의 세금이 부과됩니다. 이는 유류세 인하 전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휘발유는 82원, 경유는 87원, LPG 부탄은 30원의 세 부담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유종 | 인하율 (기존) | 인하율 (신규) | 유류세 (기존, 원/ℓ) | 유류세 (신규, 원/ℓ) | 인상액 (원/ℓ) |
---|---|---|---|---|---|
휘발유 | 15% | 10% | 698 | 738 | 40 |
경유 | 23% | 15% | 448 | 494 | 46 |
LPG 부탄 | 23% | 15% | 156 | 173 | 17 |
이 표를 보면,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인상이 눈에 띕니다. 예를 들어, 연비가 리터당 10km인 차량으로 하루 4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휘발유 차량의 경우 월 유류비가 약 4800원(40원 × 4리터 × 30일) 늘어납니다. 경유 차량은 약 5520원(46원 × 4리터 × 30일) 추가됩니다. 이처럼 소소해 보이는 인상액이지만, 매일 차를 이용하는 가정이나 운송업 종사자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 됩니다.
사례를 통해 본 유류세 인하의 영향
유류세 인하율 축소가 실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서울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는 김 씨(45세)는 하루 평균 100km를 운행하며 경유를 사용합니다. 경유 가격이 리터당 46원 오르면, 김 씨의 차량 연비(리터당 12km)로 계산했을 때 하루 약 383원(46원 × 8.33리터), 한 달 약 1만 149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김 씨는 “손님 요금은 그대로인데 기름값이 오르면 수입이 줄어든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처럼 운송업 종사자들은 유류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반면, 주말에만 차를 사용하는 직장인 박 씨(32세)는 휘발유 차량으로 한 달에 약 200km를 운행합니다. 연비가 리터당 10km라면, 월 20리터를 소비하고, 유류세 인상으로 추가 부담은 800원(40원 × 20리터)에 불과합니다. 박 씨는 “크게 체감되지는 않지만,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어 부담이 쌓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운행 빈도와 차량 유형에 따라 유류세 인하의 영향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오해와 진실: 유류세 인하의 효과
많은 이들이 유류세 인하가 기름값을 크게 낮춰준다고 오해하지만, 실제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예를 들어, 유류세 인하 전 휘발유의 세금은 리터당 820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10% 인하율 적용 시 738원으로 82원 절감됩니다. 하지만 주유소 가격에는 유류세뿐 아니라 국제 유가, 환율, 유통 마진 등이 반영되므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025년 4월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70원 수준으로, 유류세 인하가 없었다면 1750원 이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다른 오해는 유류세 인하가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혜택을 준다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차량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혜택 차이는 큽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중교통 요금 동결이나 전기차 보조금 확대 같은 정책을 병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운전자 중심의 정책이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따라서 유류세 인하의 효과를 평가할 때는 본인의 차량 사용 패턴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대응 방안
유류세 인하 조치는 6월 30일까지 연장되었지만, 국제 유가와 환율 상황에 따라 추가 연장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글로벌 관세전쟁과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 유가는 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1400원을 웃도는 원/달러 환율은 체감 유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안정되지 않으면 유류세 인하를 유지하거나 인하율 축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연세대 김정식 교수는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높여 물가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알뜰주유소를 이용하면 평균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유할 수 있습니다. 오피넷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실시간 가격 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유용합니다. 또한, 연비를 높이기 위해 급가속을 피하고 적정 타이어 공기압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의 전환을 검토해볼 만합니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활용하면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론: 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유류세 인하 연장과 인하율 축소는 국민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고려한 정부의 균형 잡힌 결정입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소폭 오르며 가계에 추가 부담이 생기지만, 여전히 인하 전보다는 세 부담이 적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국제 유가와 환율의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기름값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주유소 가격을 비교하고, 연비를 개선하며, 장기적인 차량 선택을 고민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당신의 주유 습관은 어떤가요? 지금부터 작은 변화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