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에서 시작된 불길, 안동을 덮치다
2025년 3월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나흘째인 25일 안동시까지 번지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가 겹치며 불길은 빠르게 확산되었고, 안동시는 전 시민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불길에서 불과 10km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역사적 유산을 위협하는 심각한危機로 떠올랐습니다.
의성에서 시작된 불씨는 24일 오후 안동 길안면을 거쳐 풍천면으로 번졌고, 25일 오후에는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자리한 풍산면과의 거리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습니다. 안동시는 긴급 재난문자를 통해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요청했으며, 소방당국과 산림청은 헬기와 인력을 총동원해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강풍으로 인해 불길을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불길 앞에 서다
하회마을은 조선 시대 풍산 류씨 집성촌으로, 전통 가옥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입니다.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서원으로, 낙동강과 병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다워 201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 두 곳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이번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25일 오후 기준, 산불은 하회마을에서 직선거리로 약 10km 떨어진 풍천면 일대까지 번졌습니다. 안동시는 하회마을 주민들에게 저우리마을로, 풍천면 주민들에게는 신성초등학교로 대피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병산서원 주변에도 소방 인력이 배치되어 불씨가 날아드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뿌리는 등 대비에 나섰습니다. 과거 2020년 안동 산불 당시에도 이 지역은 위기를 겪었지만,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지나갔던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 보입니다.
산불 확산의 원인과 현황
이번 산불은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처음 발생했습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산불 피해 면적은 약 14,400헥타르에 달하며, 이는 축구장 2만 개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불길이 지나간 화선은 244km로 늘어났고, 아직 진압되지 않은 구간만 98km에 이릅니다. 강풍이 불씨를 멀리 날리는 비화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기상청은 안동 지역에 초속 27.6m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고 밝혔습니다.
구분 | 상세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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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시점 | 2025년 3월 22일 오전 11시 25분 |
발생 지역 |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
피해 면적 | 14,400헥타르 (25일 오후 3시 기준) |
화선 길이 | 244km (미진압 98km) |
바람 세기 | 최대 초속 27.6m |
소방당국은 헬기 20여 대와 소방 인력 2,700여 명을 투입했지만, 강풍과 험준한 지형으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밤이 되면 헬기 운행이 제한되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주민들의 대피와 피해 상황
안동시는 25일 오후 5시를 기해 전 시민 약 15만 명에게 대피령을 발령했습니다. 의성 지역에서도 1,500여 명, 안동에서 1,200여 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길안면 백자리 주민 서무장 씨는 “집을 떠날 수 없다”며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불길에 대비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 김수연 씨는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두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도로 통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서산영덕고속도로 안동 분기점에서 청송 나들목 구간을 양방향으로 전면 차단했으며, 영주와 경주를 잇는 열차 운행도 중단되었습니다. 안동 체육관과 같은 대피소는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으며, 당국은 추가 대피소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노력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한창입니다. 소방당국은 기존에 설치된 소방 설비를 활용해 문화유산 주변에 물을 뿌리고 있으며, 불씨가 낙동강을 넘어 날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방염포를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2020년 산불 당시 병산서원 근처까지 불길이 번졌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더욱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안동 길안면에 위치한 조선 시대 누각 만휴정과 의성 단촌면의 천년 고찰 고운사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만휴정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명승 제82호로, 소방 인력이 방수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고운사는 이미 전소된 것으로 확인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대책
현재로서는 산불이 언제 진압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기상 예보에 따르면, 26일까지 강풍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불길이 더 확산될 우려가 있습니다.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추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며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부는 비상 대책 회의를 열어 피해 복구와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번 산불은 단순히 지역 주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잃을 수 있는 중대한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무사히 이번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 전 국민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당국과 지역 주민, 그리고 시민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