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우승 뒤 70~80점, 안세영이 만점을 주지 않은 까닭

2025년 3월 17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배드민턴 대회에서 안세영이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세계랭킹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그녀는 이번 대회에서 중국의 강호 왕즈이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습니다. 전영오픈은 1899년부터 시작된 배드민턴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대회로, 이번 우승은 안세영의 커리어에서 또 하나의 빛나는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녀는 이 찬란한 승리에 대해 스스로 "70~80점"이라는 점수를 매겼습니다. 만점을 주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단순한 겸손을 넘어 그녀의 경기력과 마음가짐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발언입니다.

안세영은 올해 들어 출전한 네 개의 국제 대회—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그리고 전영오픈—모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전영오픈 결승전에서 왕즈이를 2-1(13-21, 21-18, 21-18)로 꺾으며, 지난해 패배의 아픔을 설욕했습니다. 이 승리로 그녀는 세계 배드민턴 무대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스스로를 낮춰 평가한 이유는 경기 내용과 그녀의 높은 기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전영오픈 결승전은 안세영과 왕즈이의 치열한 맞대결로 기억됩니다. 첫 게임에서 안세영은 13-21로 패하며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왕즈이는 빠른 공격과 날카로운 스매시로 안세영을 압박했고, 그녀의 수비가 처음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게임부터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안세영 특유의 ‘질식 수비’가 살아나며, 79차례 이어진 긴 랠리 끝에 7-6으로 앞서며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 이후 42차례의 랠리를 이겨내며 19-18로 역전, 결국 21-18로 게임을 가져왔습니다.

세 번째 게임은 체력 싸움으로 전개됐습니다. 안세영은 물샐틈없는 수비로 왕즈이를 지치게 만들었고, 상대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범실이 늘어났습니다. 18-18 동점 상황에서 왕즈이가 연속 3점을 내주며 무너졌고, 안세영은 21-18로 승리를 확정지었습니다. 이 경기는 그녀의 강인한 정신력과 뛰어난 체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초반 부진이라는 약점을 드러낸 무대였습니다. 아마도 안세영이 "만점"을 주지 않은 이유는 첫 게임에서의 불안한 출발과 경기 초반 주도권을 내준 부분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안세영은 과거에도 자신의 경기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적이 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뒤에도 그녀는 "더 잘할 수 있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는 단순히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과정에서의 완벽함을 추구하는 그녀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이번 전영오픈에서도 첫 게임에서의 패배는 그녀가 원하는 이상적인 경기 운영과는 거리가 있었을 것입니다. 세계랭킹 1위로서 모든 게임을 압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싶었을 그녀에게, 초반의 흔들림은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운 순간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왕즈이와의 최근 맞대결에서 두 번 패배한 기억이 이번 경기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덴마크 오픈 결승과 12월 BWF 월드투어 파이널 준결승에서 왕즈이에게 모두 0-2로 패하며, 안세영은 이 선수를 상대로 약점을 노출한 바 있습니다. 이번 결승전에서의 승리는 그 아픔을 씻어내는 의미가 있었지만, 첫 게임을 내준 점은 그녀가 아직 왕즈이를 완벽히 제압했다고 느끼지 못하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안세영의 경기 스타일은 수비력과 체력에 기반을 둡니다. 이번 전영오픈 결승전에서도 그녀는 긴 랠리를 버텨내며 상대를 지치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특히 두 번째 게임에서 보여준 79번의 랠리와 세 번째 게임에서의 끈질긴 수비는 그녀가 왜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지를 증명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강한 정신력과 철저한 훈련의 결과물입니다.

그러나 이런 강점은 동시에 그녀에게 더 높은 기대치를 부여합니다. 첫 게임에서 수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점은 그녀가 스스로 설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느낀 이유일 수 있습니다. 안세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는 그녀가 승리에도 불구하고 경기 운영에서 완벽함을 느끼지 못했음을 암시합니다.

안세영의 이번 우승은 단순한 경기 결과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이후, 그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와의 갈등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협회의 선수 관리와 후원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그녀는 경기 외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후 그녀는 협회 조사에 불응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묵묵히 훈련과 대회에 집중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그녀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영오픈 우승은 그녀의 실력을 다시 한번 증명하며 비판을 잠재우는 계기가 됐지만, 경기 중 초반 불안정함은 이런 외부적 압박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낳습니다. 안세영은 이런 부담 속에서도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그녀 스스로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세영은 올해 들어 출전한 네 개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전례 없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그리고 전영오픈까지, 그녀는 매 대회에서 강력한 경쟁자들을 꺾으며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는 그녀가 단순히 세계랭킹 1위라는 타이틀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경기력으로 그 자리를 증명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녀의 "70~80점" 발언은 아직 도전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전영오픈 우승으로 한 해의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하반기에는 더 큰 대회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BWF 월드투어 파이널과 같은 큰 무대에서 왕즈이, 천위페이, 야마구치 아카네 등 강력한 라이벌들과의 재대결이 예고됩니다. 안세영은 이번 우승을 발판으로 삼아, 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을 가능성이 큽니다.

팬들은 안세영의 이번 우승에 열광하며 그녀의 겸손한 태도에 감탄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세계 1위가 이 정도 경기를 하고도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그녀의 엄격한 자기 평가는 단순한 겸양이 아니라, 더 높은 곳을 향한 열망으로 해석됩니다.

안세영의 미래는 여전히 밝습니다. 23세라는 젊은 나이에 이미 올림픽 금메달과 전영오픈 우승을 포함한 수많은 타이틀을 거머쥔 그녀는 앞으로도 배드민턴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그녀가 스스로에게 만점을 주지 않은 이번 발언은, 그녀가 아직 자신의 잠재력을 모두 발휘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팬들에게 또 다른 기대감을 심어주는 대목입니다.

안세영의 전영오픈 우승은 단순한 승리가 아닙니다. 치열한 접전 속에서 보여준 그녀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태도는 그녀가 단순한 챔피언을 넘어선 선수임을 증명합니다. "70~80점"이라는 평가는 첫 게임의 불안정함, 심리적 부담, 그리고 더 높은 기준을 향한 그녀의 열망이 담긴 결과입니다.

그녀는 이미 세계 최강의 자리에 있지만, 여전히 자신을 갈고닦으며 더 나은 선수가 되려 합니다. 이번 우승은 안세영의 끝없는 성장 이야기의 한 장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그녀가 어떤 경기를 펼치며 자신의 기준을 넘어설지, 배드민턴 팬들은 그 여정을 지켜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