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 현금 축적과 미국 주식 시장 고점 논란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량 증가가 화제입니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이 회사는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 주식 시장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과연 이 현금 축적은 어떤 의미를 가지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번 글에서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근 행보를 중심으로 그 배경과 전망을 살펴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량 현황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 보유액이 3,252억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이전 분기인 2분기 말 2,769억 달러에서 약 483억 달러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2025년 초 기준으로는 3,342억 달러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회사가 최근 몇 년간 주식을 매도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지속해온 결과입니다. 특히 애플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같은 주요 보유 주식의 일부를 처분하며 현금 비중을 크게 늘렸습니다.
이러한 현금 보유량은 역사적으로도 유례없는 수준입니다. 과거 금융위기 직전에도 버크셔의 현금 보유가 두드러졌던 점을 떠올리면, 이번 행보가 단순한 우연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워렌 버핏은 오랫동안 저평가된 자산에 투자하며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규모 투자 기회를 찾지 못하고 현금을 쌓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현금 축적의 배경
버크셔 해서웨이가 현금을 늘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됩니다. 첫째, 시장의 과열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방어적 전략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1.5배 수준으로, 과거 평균보다 높은 편입니다. 이는 주식 시장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되었다는 의견을 뒷받침합니다. 버핏은 과거에도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 현금을 확보하며 기회를 기다린 바 있습니다.
둘째, 대규모 인수합병을 위한 준비일 수 있습니다. 버핏은 ‘코끼리급 인수’를 언급하며 큰 규모의 기업 인수를 목표로 삼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적절한 매물을 찾지 못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현금 보유는 이러한 기회가 왔을 때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셋째, 후계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준비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94세에 달하는 버핏의 나이를 고려할 때, 그렉 아벨 등 후계자들이 회사의 투자 방향을 재정립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의 비중이 과도하게 컸던 점을 줄이고,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기 위한 유동성을 확보한 것일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 시장 고점설과 버핏의 행보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축적은 미국 주식 시장이 고점에 근접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버핏이 시장 붕괴를 예상하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봅니다. 실제로 ‘버핏 지표’로 불리는 미국 주식 시가총액과 GDP 비율은 현재 역사적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는 주식이 과대평가되었다는 신호로 해석되곤 합니다.
그러나 버핏은 시장에 대한 극단적인 전망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주식이 비싸다고 판단될 때 매도 후 현금을 보유하며 기다렸다가,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이번에도 시장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개별 주식의 가치를 재평가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 주식은 2023년 말 1,743억 달러 규모에서 2024년 3분기 말 699억 달러로 대폭 줄었습니다. 이는 애플의 주가가 상승하며 가치 대비 매력이 줄었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입니다. 반면, 버크셔는 여전히 애플의 최대 주주로 남아 있으며, 완전한 철수보다는 비중 조정에 가까운 행보입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량 증가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신호로 작용합니다. 워렌 버핏은 ‘투자의 구루’로 불리며, 그의 결정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현금 축적이 이어지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 매도를 고려하거나, 변동성에 대비한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반면,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버크셔의 현금은 시장이 하락할 경우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버크셔는 현금을 활용해 골드만삭스와 같은 기업에 투자하며 큰 수익을 거둔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유사한 기회가 올 경우,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버크셔의 주가 자체는 2024년 들어 25% 이상 상승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버핏의 전략과 회사의 안정성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현금 보유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내재 가치는 견고하다는 평가가 이어집니다.
전문가들의 엇갈린 해석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버크셔의 행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합니다. 일부는 버핏이 시장 하락을 예상하며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봅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는 “버핏이 주식 시장의 과대평가를 우려하고 있다”며 깊은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반면, CFRA의 캐시 자이퍼트는 “애플 비중이 과도했던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일 뿐”이라며 시장 전반에 대한 비관론이 과장되었다고 반박합니다.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언 반 크론카이트 역시 “버크셔는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진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버핏 본인은 연례 서한에서 “현금을 기업 소유보다 선호하지 않는다”며 투자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현금 축적이 일시적인 전략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투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미래 전망과 투자자의 대응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는 앞으로의 시장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만약 시장이 하락한다면, 버핏은 이를 기회로 삼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시장이 계속 상승한다면, 현금 보유가 다소 보수적인 선택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버크셔의 움직임을 참고하되,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버핏의 전략은 장기적인 관점을 기반으로 하며,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현금 축적을 시장 고점의 신호로만 해석하기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채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025년은 버핏이 버크셔를 인수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의 투자 철학과 회사의 행보는 여전히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번 현금 보유량 증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시장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