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영, "‘원경’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흔들린다"

차주영, "‘원경’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흔들린다"

차주영, "‘원경’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흔들린다"

차주영의 ‘원경’, 끝나도 떠나지 않는 감정

2025년 초, tvN과 TVING을 통해 방송된 드라마 ‘원경’은 차주영이라는 배우에게 새로운 전환점을 선사했습니다. 그녀는 이 작품에서 조선 초기를 배경으로 한 원경왕후 민씨의 일생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방송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난 3월, 차주영은 여전히 ‘원경’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밝혔습니다. “촬영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날 것 같아요.” 그녀의 이 말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그만큼 작품과 캐릭터에 몰입했음을 보여줍니다.

‘원경’은 단순한 사극이 아니었습니다.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쌓아가며 왕비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삶을 그린 이 드라마는 차주영에게 첫 사극 도전이었고, 동시에 그녀의 연기 인생에서 잊지 못할 여정을 남겼습니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아직도 원경을 완전히 보내지 못한 기분이에요”라며, 그때의 감정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원경왕후, 차주영이 채운 빈 페이지

역사 속 원경왕후는 기록이 많지 않은 인물입니다. 태종 이방원의 아내로, 세종의 어머니로 알려져 있지만, 그녀의 내면이나 삶의 세부적인 모습은 사료에 자세히 남아 있지 않습니다. 차주영은 이 점을 오히려 기회로 삼았습니다. “역사에 빈 공간이 많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제 나름의 해석으로 채워 넣을 수 있었어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원경을 단순히 역사적 인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한 사람으로 그려내고자 했습니다.

드라마는 원경을 통해 여말선초의 격동기를 여성의 시선에서 풀어냈습니다. 차주영은 어린 시절의 순수함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원경의 삶 전부를 연기해야 했습니다. 특히 그녀가 강조한 것은 ‘사랑’과 ‘책임’이라는 두 축이었습니다. “원경이 내린 모든 선택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었어요. 그 사랑이 때로는 희생으로, 때로는 갈등으로 이어졌죠.” 이 말은 그녀가 캐릭터를 얼마나 깊이 고민했는지 드러냅니다.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차주영은 성녕대군의 죽음을 꼽았습니다. “아이의 손을 만지던 촉감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장면을 찍고 나서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어요.” 이 장면에서 그녀는 말없이 눈물만 흘리며 슬픔을 표현했고, 그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연기와 현실을 넘나든 무게

‘원경’은 차주영에게 감정적으로만 힘든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물리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무거운 가체와 겹겹이 입어야 했던 한복, 하루 20시간에 가까운 촬영 일정은 그녀의 몸을 지치게 했습니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왁스를 녹이느라 애를 먹었고, 탈모와 목 디스크까지 왔어요.” 그녀는 당시를 회상하며 웃었지만, 그 뒤에 숨은 고충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녀가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이런 기회가 또 올까 싶었어요. 한 사람의 일생을 연기한다는 건 배우로서 큰 행운이잖아요.” 차주영은 원경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시험했고, 그 결과는 시청률과 평단의 호평으로 돌아왔습니다. 2월 10일 방송된 11회는 평균 5.8%, 최고 7.5%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성적을 냈고, 이는 그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습니다.

촬영 중 그녀는 때로 도망치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숨이 잘 안 쉬어질 때도 있었어요. 언제 끝날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그럴수록 원경이라는 인물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연기자로서 한층 성장했습니다.

이방원과의 애증, 그리고 동료와의 의지

‘원경’의 중심에는 원경과 이방원의 관계가 있었습니다. 연인에서 부부로, 다시 권력의 갈등 속 대립자로 변해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드라마의 핵심이었습니다. 차주영은 이현욱이 연기한 이방원과의 호흡을 떠올리며 “서로 의지하며 찍었다”고 말했습니다. “현욱 씨가 방원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월이 느껴졌어요. 그게 저에게도 큰 힘이 됐어요.”

특히 두 사람의 감정선이 폭발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원경이 이방원에게 “임금 노릇 하시느라 애쓰셨다”고 담담히 말하는 장면은, 겉으로는 담백했지만 그 안에 수십 년의 애증이 담겨 있었습니다. 차주영은 이 장면을 찍으며 “대사를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울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현욱 역시 차주영에 대해 “첫 사극인데도 걱정이 안 됐다”며 그녀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두 배우는 서로를 의지하며 극한의 감정을 표현했고, 그 결과는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었습니다.

논란 속에서도 빛난 진심

‘원경’은 방송 내내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태종을 지나치게 약하게 그리거나, 원경을 과도하게 부각시켰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차주영은 이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보시는 분들 중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도 계셨을 거예요. 저도 그걸 알기에 답답하고 죄송한 마음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그녀는 이 작품이 새로운 시도를 담고 있었다고 믿습니다. “여성의 시선으로 역사를 풀어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어요. 누군가에게는 거부감이 들었을지라도, 진심을 다해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녀의 이런 태도는 논란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차주영은 준비 과정에서도 역사와 상상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애썼습니다. “큰 줄기는 건드리지 않으려 했어요. 그 안에서 제 감정을 채워 넣는 데 집중했죠.” 이 노력은 원경을 입체적인 인물로 완성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차주영이 남긴 흔적, 그리고 앞으로

‘원경’은 차주영에게 단순한 작품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그녀는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고,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감정을 전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 잘 알게 될 거예요. 지금은 인터뷰를 하는 것조차 부담스럽지만, 그만큼 원경이 제게 큰 영향을 준 거겠죠.”

그녀의 연기는 용감한 소녀, 사랑에 진심인 여인, 권력을 쥔 왕비, 희생을 감내하는 어머니, 모든 것을 겪어낸 노인까지, 원경의 다양한 얼굴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특히 그 안에 담긴 사랑과 책임은 그녀가 원경을 얼마나 깊이 이해했는지 보여줍니다.

앞으로의 행보를 묻는 질문에 그녀는 조심스럽게 답했습니다. “아직은 ‘원경’을 보내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하지만 또 다른 도전을 기다리고 있죠.” 차주영은 ‘원경’을 통해 한 단계 올라섰고, 그 다음 발걸음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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