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순간이 있다. 따스한 봄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경기장에 앉아 응원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그런데 만약 그 순간이 갑작스럽게 비극으로 변한다면 어떨까? 지난 3월 2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도중, 상상조차 하기 힘든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장 구조물이 떨어지며 관중 세 명이 다쳤고, 그중 20대 여성이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안전 문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은 이 사건의 전말과 그로 인해 4월 1일 모든 경기가 취소된 이유,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깊이 들여보겠다.
창원 NC파크에서 일어난 비극의 시작
사건은 3월 29일 오후 5시 17분경, 창원 NC파크 3루 측 매점 근처에서 발생했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그때, 3루 방향 건물 외벽에 설치된 알루미늄 루버 구조물이 갑작스럽게 추락했다. 이 구조물은 길이 2.6m, 폭 40cm, 무게 약 60kg에 달하는 거대한 물체였다. 떨어진 구조물은 매점 천장에 부딪힌 뒤 튕겨져 아래에 있던 관중을 덮쳤다. 피해자는 세 명으로, 그중 20대 여성 A씨가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다. 함께 있던 10대 동생은 쇄골 골절상을 입었고, 또 다른 한 명은 다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A씨는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이틀 뒤인 3월 31일 오전 11시 15분경 숨을 거두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동생과 함께 야구를 보러 온 자매였다. 평소처럼 즐거운 시간을 기대하며 찾은 경기장이었을 텐데, 누구도 이런 비극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사건은 KBO 리그 역사상 경기장 구조물 붕괴로 관중이 사망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되며 큰 충격을 안겼다.
구조물 추락 사고와 즉각적인 대응
사고 직후,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경기는 중단되지 않고 9회까지 이어졌다. NC 구단은 사고 사실을 관중에게 공지하지 않았고, 응원단만 조용히 철수하며 상황을 알지 못한 팬들 사이에서 혼란이 가중되었다. 이에 대해 NC 측은 "사고 내용을 알리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팬들 사이에서는 "즉각적인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다음 날인 3월 30일, KBO는 예정된 NC와 LG의 경기를 취소하고, 전국 4개 구장에서 열리는 경기의 응원을 최소화하며 피해자들의 쾌유를 기원했다. 하지만 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3월 31일 저녁,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KBO는 긴급 회의를 열고 추가 조치를 논의했다. 그 결과, 4월 1일부터 3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지정하고, 4월 1일에는 KBO 리그와 퓨처스 리그의 모든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창원 NC파크뿐 아니라 전국 모든 구장에 걸친 중대한 조치였다.
특히 창원 NC파크에서는 4월 1일부터 3일까지 예정된 SSG 랜더스와의 3연전이 무관중 경기로 계획되었으나, 사망 사고로 인해 이 일정마저 전면 연기되었다. 아래 표는 사고 이후 변경된 경기 일정을 정리한 것이다.
날짜 | 경기 | 변경 사항 |
---|---|---|
3월 30일 | NC vs LG | 취소 |
4월 1일 | 전체 1군 및 퓨처스 리그 | 전면 취소 |
4월 1일~3일 | NC vs SSG | 무관중에서 연기로 변경 |
책임 소재와 안전 문제에 대한 논란
이 사건을 두고 가장 뜨거운 논쟁은 책임 소재다. 창원 NC파크는 창원시가 소유하고, NC 다이노스가 운영을 위탁받은 형태로 관리된다. 시설 점검은 창원시설공단이 맡고 있으며, NC 구단은 "가장 최근 점검은 2023년 1~2월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구조물은 왜 떨어졌을까? 강풍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정확한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감식을 진행하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22년 도입된 중대재해처벌법의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할 수 있어, 책임자가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언급되었다. 창원시설공단은 "책임을 떠넘기고 싶지 않다"면서도 NC, 창원시, 공단 간 3자 합의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오해를 바로잡고 넘어가자. 많은 이들이 "야구장은 구단이 전부 관리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시설 소유와 운영이 분리된 경우가 많다. 창원 NC파크의 경우도 그렇다. 이는 책임 공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한 교훈
비슷한 사고는 과거에도 있었다. 1999년 미국 MLB 밀러파크 건설 중 크레인 붕괴로 인부 3명이 사망한 사건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사고 이후 MLB는 경기장 설계와 점검 기준을 강화하며 리그 차원의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반면, KBO는 아직 이런 체계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원 NC파크 사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안전 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한 팬은 "경기장에 가는 게 이제 무섭다"는 심경을 X에 남겼다. 평소 야구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던 이들에게 이번 사건은 큰 상실감을 안겼다.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공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누구라도 불안할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와 결론
이번 창원 NC파크 구조물 추락 사고는 단순히 한 사람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KBO는 "전 구장의 안전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정기적인 구조물 점검 주기를 명확히 하고,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팬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실질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결국 이 사건은 우리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야구장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추억과 감동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그런 곳에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4월 1일 경기가 취소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의 조치가 더 큰 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가 이번 사건을 잊지 않고, 더 안전한 야구 환경을 만드는 데 동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