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미국 팰런티어 CEO와 AI 조선소 및 방산 협력 논의
미국 방문과 팰런티어와의 만남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팰런티어 테크놀로지스(이하 팰런티어)의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카프와 만났습니다. 이번 회담은 2025년 3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팰런티어 사무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HD현대와 팰런티어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기반 조선소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만남은 정 수석부회장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에너지 행사 ‘세라위크(CERAWeek)’ 참석을 위해 미국을 찾은 일정 중에 이루어졌습니다. 세라위크는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며,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HD현대와 팰런티어의 오랜 협력
HD현대와 팰런티어는 2021년부터 협력을 시작해왔습니다. 양사는 ‘미래형 조선소(Future of Shipyard, FOS)’라는 이름 아래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힘써왔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데이터 분석,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로보틱스, 자동화 기술 등을 조선업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공정 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HD현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생산성을 30% 향상시키고, 선박 건조 기간을 30% 줄이는 성과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2023년 12월에는 1단계 프로젝트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완료했으며, 2026년에는 ‘연결과 예측에 최적화된 조선소’라는 2단계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최종적으로 2030년에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구현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팰런티어는 미국의 대표적인 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주요 기관과 협력하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HD현대와의 협력은 이러한 기술력을 조선업과 방위산업에 적용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무인수상정(USV) ‘테네브리스’를 공동 개발 중이며, HD현대인프라코어와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AI 조선소 프로젝트의 의미
AI 조선소는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 조선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프로젝트로 평가받습니다. 전통적으로 노동 집약적인 산업으로 여겨졌던 조선업은 인력 의존도가 높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HD현대는 팰런티어와의 협력을 통해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AI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자재 관리, 공정 계획, 품질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선박 건조 비용을 줄이고, 납기를 단축하며,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정기선 수석부회장과 알렉스 카프 CEO는 AI 조선소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HD현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또한, AI 기술을 활용한 조선소는 친환경 선박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과 효율적인 자원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시스템은 미래 조선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방산 솔루션과 한미 안보 협력
이번 만남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주제는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이었습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과 알렉스 카프 CEO는 AI 기반 방산 솔루션이 한국과 미국의 안보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팰런티어는 미국 국방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AI를 활용한 무기체계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개발해온 기업입니다. HD현대 역시 방산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특히 무인수상정 개발과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이번 논의를 통해 한미 양국의 안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AI 기반 방산 솔루션은 실시간 데이터 분석, 예측 모델링, 자율 운영 시스템 등을 통해 군사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 협력을 넘어 국가 안보 전략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협력 사례로 평가됩니다. HD현대는 이미 국내 방산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팰런티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세라위크와 글로벌 에너지 산업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미국 방문은 팰런티어와의 회담 외에도 세라위크 참석이라는 큰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라위크는 세계 최대 에너지 콘퍼런스로, 각국 정부 관계자와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모여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HD현대는 조선과 해양 분야에서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이번 행사에서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AI 조선소 프로젝트와 연계된 친환경 선박 기술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대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조선 및 해양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HD현대의 기술력과 비전을 세계 무대에 알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세라위크에서의 논의는 AI 조선소와 방산 솔루션 협력의 연장선에서 HD현대의 글로벌 영향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래를 향한 HD현대와 팰런티어의 비전
HD현대와 팰런티어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을 추구하는 여정입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팰런티어 홍보 영상에 출연해 미래형 조선소의 청사진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는 “HD현대는 수십 년간 세계 조선업을 이끌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AI와 디지털 트윈 같은 혁신 기술을 통해 새로운 수준의 생산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의 회담은 그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발걸음으로 해석됩니다.
팰런티어 역시 HD현대와의 협력을 통해 조선업과 방산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합니다. 알렉스 카프 CEO는 이번 만남에서 “양사의 협력이 한미 양국의 안보를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두 기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기술 혁신과 산업 발전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AI와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조선소와 방산 솔루션은 미래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