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뒤덮은 탄핵 찬반 현수막
최근 대한민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거리 곳곳에 걸린 현수막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시작된 정치적 갈등은 2025년 3월 현재까지도 이어지며, 광장과 도로를 가득 채운 현수막은 시민들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현수막에는 '윤석열 퇴진'과 같은 강렬한 문구부터 '탄핵 반대,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메시지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의견 표출을 넘어 거리 자체를 점령하는 양상으로 발전하며, 도시 미관과 안전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서는 찬반 양측의 집회가 잇따라 열리며 현수막의 숫자가 급증했습니다. 3월 1일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 이후, 현수막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논란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이를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보지만, 또 다른 이들은 과도한 정치적 표현이 일상생활을 방해한다고 비판합니다.
현수막 철거와 끝없는 갈등
현수막의 급증은 철거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서울시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도시 미관과 교통 안전을 이유로 현수막 제거에 나섰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3월 초 이틀 동안 약 150개의 현수막을 철거했지만, 곧바로 새로운 현수막이 걸리며 마치 끝없는 싸움처럼 반복되고 있습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제거해도 다음 날이면 더 많은 현수막이 붙어 있다"며 난색을 표했습니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집회 현수막은 경찰서에 집회 신고만 하면 별도의 허가 없이 설치가 가능합니다. 이로 인해 법적 제재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찬반 양측은 이를 활용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현수막에는 '촛불은 중국인', '내란숙주'와 같은 혐오적이거나 과격한 표현이 포함되어 있어 시민들의 불쾌감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법적 규제와 함께 성숙한 집회 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대학가와 지역으로 확산된 현수막 전쟁
거리뿐 아니라 대학가에서도 탄핵 찬반 현수막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연세대, 서울대, 서강대 등 주요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주최한 찬반 집회가 빈번히 열리며, 캠퍼스 주변에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예를 들어, 연세대 정문 앞에서는 '윤석열 즉각 퇴진하라'는 현수막이, 학생회관 앞에서는 '사기탄핵 규탄한다'는 메시지가 나란히 걸려 대립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인천, 부산, 광주 등 지방 도시로도 퍼져 나가며 전국적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특히 2월 말 부산 서면에서는 보수 단체가 주최한 집회 현수막과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현수막이 맞붙어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광주 금남로에서는 3월 15일로 예정된 찬반 집회 현수막이 이미 거리를 채우며, 약 1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지역마다 현수막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갈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시민들의 엇갈린 반응
현수막이 거리를 점령하면서 시민들의 반응도 갈리고 있습니다.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건 자연스럽다"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반면, 50대 자영업자 이모 씨는 "현수막 때문에 거리가 지저분해지고 보행이 불편하다"라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현수막은 도로변에 낮게 걸려 있어 보행자와 차량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현수막 제작 업체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탄핵 찬반 메시지를 담은 주문이 폭주하면서 업체들은 쉴 틈 없이 작업 중입니다. 그러나 일부 업체는 과격한 문구를 담은 현수막 제작 요청을 받고 협박 전화를 받기도 했습니다. 2024년 12월,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 보좌진이 탄핵 촉구 현수막 제작 업체에 폭언을 한 사건은 이러한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줍니다.
정치적 갈등의 상징이 된 현수막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3월 중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수막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월 25일 최종 변론을 마무리했으며, 이에 맞춰 찬반 양측은 거리에서 마지막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보수 단체는 '탄핵 반대'를, 진보 단체는 '즉각 퇴진'을 외치며 현수막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수막은 단순한 정치적 도구를 넘어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현수막이 늘어날수록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립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우려를 표합니다. 또한, 정치적 메시지가 거리를 장악하면서 시민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미래를 위한 제안
현수막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옥외광고물법 개정을 통해 과격한 표현을 규제하거나, 집회 현수막 설치에 대한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합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시민 스스로 과도한 정치적 표현을 자제하고, 공공장소에서의 의견 표출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2025년 3월 14일 기준, 대한민국은 여전히 탄핵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 속에 있습니다. 거리를 가득 채운 현수막은 이 논쟁의 생생한 증거로 남아 있으며, 앞으로의 정치적 결정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 갈등이 어떻게 마무리되든, 현수막은 한동안 거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