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동대의 초과근무 실태: 113시간의 한계와 근무표 분석

최근 경찰 기동대가 겪고 있는 초과근무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청 소속 기동대원들이 지난 1월 한 달 동안 평균 113.7시간의 초과근무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이들의 근무 환경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이는 단순히 숫자에 그치지 않고, 기동대원들의 체력과 정신적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사안으로 다가옵니다. 경찰 기동대는 집회와 시위 관리, 주요 행사 경비, 돌발 상황 대응 등 다양한 치안 업무를 담당하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핵심 부대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근무 시간은 이들의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는 치안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과근무 113시간이라는 수치는 일반적인 근로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입니다. 대한민국 노동법에서는 주당 최대 근로 시간을 52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경찰과 같은 공공 업무 종사자는 특수성을 이유로 예외가 적용되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가 일상화되면서 기동대원들은 과로의 늪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말부터 이어진 정치적 긴장 상황과 잇따른 집회로 인해 근무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경찰 기동대의 근무표를 통해 초과근무의 실태를 분석하고,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경찰 기동대의 근무표를 살펴보면, 이들이 얼마나 촘촘한 일정을 소화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동대는 24시간 치안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교대제를 운영합니다. 주간과 야간 근무를 번갈아 가며 수행하며, 상황에 따라 휴무일에도 호출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청 기동대의 경우 대규모 집회나 시위가 예정된 날에는 모든 대원이 동원되어 현장 경비에 투입됩니다. 이때 근무 시간은 기본 12시간을 넘어서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연장되기 일쑤입니다.

한 기동대원의 근무표를 예로 들어보면, 월요일 오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24시간 연속 근무를 한 뒤, 단 하루 휴무를 갖고 다시 야간 근무에 투입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여기에 초과근무가 더해지면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이 15시간을 넘어서기도 합니다. 1월의 경우, 정치적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며 집회와 시위가 빈발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러한 근무 강도가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근무표에 따르면, 한 대원이 한 달 동안 단 4일만 정상적인 휴무를 보장받았고, 나머지 날은 초과근무로 채워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피로를 넘어 신체적 한계에 도달한 상태를 보여줍니다.

경찰 기동대의 초과근무가 이처럼 심각한 수준에 이른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합니다. 첫 번째로, 치안 수요의 급증이 있습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정치적 사건과 사회적 갈등이 잇따르며 집회와 시위가 증가했습니다. 특히 12월부터 본격화된 탄핵 정국은 기동대의 업무 부담을 극도로 높였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는 수천 명의 인파를 동원하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기동대가 필수적으로 투입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근무 인원을 충원하지 못하면 기존 대원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로, 인력 부족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경찰 기동대는 과거 의경과 전경 폐지 이후 정규 경찰관으로만 구성되며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경찰 인력은 치안 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2023년 기준, 대한민국 경찰 1인당 담당 인구는 약 400명으로, 이는 선진국 평균인 200~250명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입니다. 기동대 역시 이러한 인력 부족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집회 관리 외에도 주요 시설 경비, 행사 지원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다 보니, 한정된 인원이 과중한 업무를 떠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근무 환경의 특수성이 초과근무를 부추깁니다. 기동대는 돌발 상황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임무를 띠고 있어, 계획된 근무 시간이 현실적으로 지켜지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집회가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폭력 사태로 번질 경우, 대원들은 현장을 떠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변수는 근무표에 반영되지 않으며, 결국 초과근무로 이어집니다. 특히 1월 서부지법 앞에서 발생한 난동 사건 이후, 기동대원들의 업무 긴장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초과근무 113시간은 기동대원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영향을 끼칩니다. 우선, 장시간 근무는 수면 부족과 피로 누적으로 이어집니다. 의학 연구에 따르면,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가 지속되면 집중력 저하와 판단력 손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동대의 경우, 집회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되는데, 과로로 인해 이러한 능력이 떨어지면 현장 대응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대원들은 졸음과 피로로 인해 근무 중 실수를 경험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기동대원들은 집회 시위에서 종종 시민들과의 충돌을 겪으며, 때로는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우울증이나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경찰 공무원의 자살률은 다른 공무원에 비해 2.5배 높은 수준으로, 이는 과중한 업무와 휴식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초과근무가 일상화된 기동대원들의 경우, 이러한 위험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과로는 치안 유지라는 본연의 임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피로에 지친 대원들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 집회 관리나 돌발 상황 대응이 부실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장기적으로 경찰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기동대원들의 건강과 업무 효율성은 곧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경찰 기동대의 초과근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 인력 충원이 시급합니다. 현재의 치안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기동대원을 포함한 경찰 인력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신규 채용을 늘리고, 교육 기간을 단축해 실무 투입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또한, 퇴직 경찰관이나 예비역을 활용한 임시 인력 운영도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둘째, 근무 환경 개선이 필요합니다. 교대제를 보다 유연하게 운영하고, 휴무일을 연속으로 보장하는 방식으로 대원들의 피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4조 2교대나 5조 3교대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면, 현재보다 휴식 시간이 늘어나며 초과근무 부담이 완화될 것입니다. 또한, 근무표를 작성할 때 초과근무를 최소화하도록 사전 계획을 강화해야 합니다.

셋째, 대원들의 건강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과로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혼잡 관리 훈련이나 스트레스 관리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원들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찰 기동대의 초과근무 문제는 단순히 근무 시간의 숫자를 넘어, 우리 사회의 치안 시스템 전반을 돌아보게 합니다. 기동대원들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지만, 그들의 건강과 삶의 질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치안 유지는 불가능합니다. 정부와 경찰 당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인력 충원, 근무 환경 개선, 건강 관리 지원은 단기적인 대책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치안 역량 강화를 위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시민들도 기동대원들의 노고를 인식하고, 그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집회와 시위가 잦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기동대의 역할은 앞으로도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한계에 다다르지 않도록, 지금이 바로 변화를 시작할 때입니다. 초과근무 113시간이라는 숫자가 단순한 통계로 남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