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MBK, 법원 판결로 촉발된 집중투표제 표 대결 전망
최근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법원이 MBK와 영풍 연합의 의결권 제한이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이달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표 대결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집중투표제 도입이 유효하다는 판단이 내려짐에 따라,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전략과 주주들의 선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과 그로 인한 영향을 살펴보고, 향후 전망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법원의 판결과 그 배경
2025년 3월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제기한 ‘임시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습니다. 재판부는 고려아연 경영진이 지난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MBK와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조치가 상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고려아연 측이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영풍 지분을 매입하며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어 의결권을 무력화한 전략이 문제의 핵심이었습니다.
법원은 SMC가 호주 법인으로, 국내 상법의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상법 제369조 제3항은 순환출자 기업 간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는 국내 회사에 한정된다는 해석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25.4%의 의결권이 회복되었고, 임시 주총에서 통과된 이사 수 제한, 액면분할,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등의 안건은 효력이 정지되었습니다.
다만,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은 유효하다는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시 주주들이 특정 후보에게 표를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균형을 맞추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고려아연 경영진과 MBK-영풍 연합 간 힘겨루기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집중투표제와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양상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며, 주주가 원하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3명의 이사를 선임한다면 주주는 보유 지분의 3배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소액주주나 특정 연합이 전략적으로 표를 집중해 이사진을 구성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고려아연의 경우, MBK와 영풍 연합은 약 40.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윤범 회장 측은 우호 지분을 포함해 34.35%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단순 지분율로는 MBK 측이 우위를 점하지만,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면 표 대결의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국민연금(7.8%)과 기타 주주(14.96%)의 표심이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MBK와 영풍은 의결권 회복으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집중투표제로 인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려면 추가적인 주주 지지가 필요합니다. 반면, 최윤범 회장 측은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방어선을 구축할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경영권을 지키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정기 주주총회와 표 대결의 전망
3월 말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MBK와 영풍 연합은 의결권이 살아난 만큼 이사회에 더 많은 인사를 진입시키려 할 것입니다. 법원이 이사 수 상한 설정을 무효화하면서, 이사 후보를 추가로 내세울 여지도 생겼습니다. 반면, 최윤범 회장 측은 우호 지분을 늘리거나 소액주주와의 연대를 강화하며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국민연금의 역할이 주목됩니다. 국민연금은 과거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을 유지해왔으나,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MBK의 과거 홈플러스 경영 실패 논란이 주주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일부 주주는 MBK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최 회장 측을 지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양측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치밀한 수싸움과 설득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MBK 측은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와 지속 성장을 강조하며 주주들의 신뢰를 얻으려 하고, 고려아연 경영진은 회사의 안정성과 장기 비전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번 표 대결은 단순한 경영권 싸움을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지배구조 논의에 중요한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의 장기적 영향
이번 법원 판결로 MBK와 영풍 연합이 단기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했지만, 경영권 장악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집중투표제로 인해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려면 최소 수개월 이상의 전략적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추가로 소집하거나, 지분 확보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고려아연 경영진 역시 방어 전략을 강화하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이나 백기사 확보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MBK 측의 의결권이 유지되는 한, 최 회장 측이 주도권을 완전히 되찾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는 양측이 사실상 공동 경영에 가까운 형태로 나아갈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더 나아가, 이번 사례는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와 주주 권리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수 있습니다. 순환출자를 활용한 의결권 제한ाह급과 집중투표제의 실효성, 그리고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균형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논의될 주제입니다. 고려아연 사례는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과 향후 주목할 점
고려아연과 MBK 간 경영권 분쟁은 법원 판결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MBK의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는 결정과 집중투표제의 유효성 인정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치열한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 싸움은 단순한 지분 경쟁을 넘어 기업 가치와 주주 권리, 그리고 지배구조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주주들의 선택과 국민연금의 입장, 그리고 양측의 전략적 대응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또한,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MBK의 이미지와 고려아연 경영진의 안정성 강조가 주주들의 판단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관심사입니다. 이번 분쟁은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에 깊은 영향을 미칠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