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빛 뒤에 숨은 영웅들, 서승재-김원호의 전영오픈 남자 복식 우승 이야기
전영오픈의 숨은 주역, 서승재와 김원호
2025년 3월 17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배드민턴 대회는 한국 팬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했습니다. 여자 단식에서 안세영이 세계 2위 왕즈이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그녀의 부상 투혼과 20연승 행진은 전 세계 배드민턴 팬들을 열광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또 다른 감동적인 이야기가 남자 복식 코트에서 펼쳐졌습니다. 바로 서승재와 김원호가 13년 만에 한국 남자 복식에 전영오픈 금메달을 안긴 쾌거였습니다.
이 두 선수의 우승은 단순한 승리가 아닙니다. 이는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값진 결실이며, 한국 배드민턴 남자 복식에 새로운 전성기를 예고하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안세영의 빛나는 활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지만, 서승재와 김원호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들의 여정과 우승에 얽힌 뒷이야기를 깊이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13년 만의 금메달, 역사적인 순간
전영오픈은 1899년에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 대회입니다. 한국 남자 복식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2년 정재성-이용대 조 이후 무려 13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서승재와 김원호는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의 레오 롤리 카르난도-바가스 마울라나 조를 상대로 2-0(21-19, 21-19) 승리를 거두며 정상에 올랐습니다. 두 세트 모두 팽팽한 접전 끝에 승리를 쟁취한 이 경기는 그들의 끈기와 집중력을 잘 보여줍니다.
특히 이번 우승은 두 선수가 2025년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이후 세 번째 국제 대회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앞서 말레이시아 오픈과 독일 오픈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상승세를 타던 이들은 전영오픈이라는 큰 무대에서 그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13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이룬 쾌거는 한국 배드민턴 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겼습니다.
서승재와 김원호, 새로운 파트너십의 시작
서승재와 김원호는 사실 과거에도 한 차례 손을 맞춘 경험이 있습니다. 2018년, 두 선수는 잠시 복식 조를 이루며 활동했지만 이후 각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서승재는 혼합 복식에서 채유정과 함께 세계적인 성과를 내며 주목받았고, 김원호는 최솔규와 짝을 지어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2025년,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새로운 전략으로 이들을 다시 뭉치게 했습니다.
이 결정은 신의 한 수였습니다. 두 선수는 서로의 스타일을 완벽히 보완하며 단시간에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서승재는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스매시로 공격을 주도하고, 김원호는 안정적인 수비와 날카로운 네트 플레이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이런 조합은 전영오픈 결승전에서도 빛을 발하며 인도네시아의 강력한 상대를 상대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승리를 이끌어냈습니다.
결승전의 숨막히는 순간들
전영오픈 남자 복식 결승전은 긴장감 넘치는 경기였습니다. 첫 세트에서 서승재와 김원호는 초반 리드를 잡았지만, 인도네시아 조의 반격에 19-19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상대의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며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이어 김원호의 번개 같은 스매시가 성공하며 첫 세트를 가져왔습니다. 두 번째 세트 역시 비슷한 흐름이었습니다. 치열한 접전 끝에 19-19 상황에서 다시 한번 침착함을 잃지 않고 연속 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 경기는 단순히 점수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두 선수의 호흡과 믿음, 그리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 승리를 만들어냈습니다. 경기 후 서승재는 인터뷰에서 “김원호와 함께라면 어떤 상대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파트너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습니다. 김원호 역시 “서승재의 공격적인 플레이가 나를 더 편하게 해줬다”며 서로를 향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우승 뒤에 숨은 노력과 도전
서승재와 김원호의 우승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서승재는 혼합 복식에서 이미 세계적인 선수로 인정받았지만, 남자 복식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그는 훈련 과정에서 체력과 전술을 새롭게 다듬으며 자신을 재정비했습니다. 한편, 김원호는 과거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다시 코트로 돌아와 꾸준히 실력을 쌓아왔습니다.
특히 이번 전영오픈을 앞두고 두 선수는 집중 훈련을 통해 전술을 가다듬었습니다. 상대 팀의 강점을 분석하고, 약점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런 준비는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 조를 상대로 보여준 치밀한 플레이로 이어졌습니다. 그들의 노력은 단순히 개인의 성장이 아니라, 한국 남자 복식 전체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 배드민턴의 새로운 희망
서승재와 김원호의 전영오픈 우승은 한국 배드민턴에 큰 의미를 지닙니다. 오랫동안 여자 단식과 혼합 복식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한국은 남자 복식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남자 복식도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두 선수는 이제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목표로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안세영이 여자 단식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며 한국 배드민턴의 위상을 높였다면, 서승재와 김원호는 남자 복식에서 그 뒤를 잇는 주역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들의 활약은 젊은 선수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제 단식과 복식 모두에서 균형 잡힌 강팀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팬들이 기억해야 할 이름들
안세영의 화려한 우승에 비해 서승재와 김원호의 이야기는 다소 조용히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성취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13년 만에 전영오픈 남자 복식 금메달을 되찾아온 이들은 한국 배드민턴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한 페이지를 더했습니다. 팬들 역시 이 두 선수의 노고를 기억하고,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응원을 보내야 할 때입니다.
경기 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는 두 선수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 미소 뒤에는 수많은 땀방울과 서로를 향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서승재와 김원호는 단순히 우승자가 아니라, 한국 배드민턴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