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 속에서도 AI칩 75만 개 생산 가능…미중 기술 격차 줄어드나

화웨이, 제재 속에서도 AI칩 75만 개 생산 가능…미중 기술 격차 줄어드나

미국 제재 속 화웨이의 놀라운 반도체 성과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기술 기업인 화웨이가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칩 생산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제재를 우회하며 대만 TSMC로부터 200만 개 이상의 AI 반도체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화웨이는 약 75만 개의 고성능 AI 칩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시사합니다.

화웨이는 2020년부터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되며,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를 공급받는 데 큰 제약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화웨이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체 기술 개발과 우회 전략을 통해 AI 칩 생산 능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확보된 칩은 화웨이의 최신 AI 반도체인 어센드(Ascend) 시리즈로, 이는 미국 엔비디아의 H100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성능을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화웨이의 우회 전략과 TSMC의 역할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피해 반도체를 확보한 방법은 주목할 만합니다. CSIS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소위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해 대만의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사 TSMC로부터 어센드 910B 칩을 대량으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 칩은 두 개의 다이를 결합해 어센드 910C라는 고성능 AI 칩을 제작하는 데 사용됩니다. 보고서는 TSMC가 생산한 200만 개 이상의 로직 다이가 화웨이의 손에 들어갔다고 밝히며, 이는 약 100만 개의 어센드 910C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TSMC는 화웨이와 직접적인 거래가 아닌 제3의 경로를 통해 칩을 공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2020년부터 TSMC를 포함한 반도체 제조사들이 화웨이에 칩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했지만, 화웨이는 이러한 제약을 교묘히 피해왔습니다. 또한, 화웨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도 최소 1년 치 이상 비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 등 다른 공급망을 통해 확보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미중 AI 기술 격차의 현주소

화웨이의 이번 성과는 미국과 중국 간 AI 기술 격차가 예상보다 빠르게 좁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CSIS 보고서는 미중 간 기술 격차가 현재 1~2년에 불과하다고 분석합니다. 이는 미국이 강력한 수출 통제를 통해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제하려 했으나, 중국 기업들이 자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며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화웨이의 어센드 910C는 엔비디아 H100의 약 60% 수준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엔비디아의 최신 칩이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화웨이는 중국 내수 시장과 제재로 인해 미국산 칩을 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국의 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화웨이 칩을 활용해 개발한 모델이 글로벌 주목을 받은 사례는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줍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립 노력

화웨이의 성과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정책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가 강화될수록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7나노 공정을 통해 화웨이의 칩을 생산하며 기술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SMIC는 극자외선(EUV) 장비 없이도 수율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자체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400억 달러 규모의 국가 지원 투자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화웨이뿐 아니라 YMTC, CXMT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YMTC는 294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며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했고, CXMT는 DDR5 D램 생산을 시작하며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습니다.

미국 제재의 한계와 글로벌 영향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는 중국의 기술 발전을 늦추려는 목적을 갖고 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화웨이가 TSMC 칩을 우회적으로 확보하고, SMIC가 자체 공정을 개선하며 생산력을 높이는 모습은 제재의 틈새를 보여줍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자립 의지를 강화했다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 기업인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중국 매출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는데, 제재 강화로 이들의 실적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일본의 도쿄일렉트론이나 네덜란드 ASML과 같은 장비 업체는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며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도 관찰됩니다.

미래 전망과 기술 경쟁의 의미

화웨이의 AI 칩 생산 능력 증대는 단순한 기업 차원의 성과를 넘어, 미중 기술 패권 다툼의 상징으로 해석됩니다. 중국은 AI와 반도체를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분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는 최근 “반도체와 운영체제 부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화웨이와 중국이 미국의 기술 수준을 완전히 따라잡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 기업은 여전히 AI 칩 성능과 생태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제재 속에서 보여준 회복력과 생산력은 앞으로의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합니다. 글로벌 기업과 국가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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