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호 케어닥 전무이사, "현재 규제로는 '한국판 엔비디아' 불가능" [인터뷰 분석]
2025년 3월 7일, 장지호 케어닥 전무이사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규제 환경에서는 '제2의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이 한국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정치권에서 스타트업으로 무대를 옮긴 그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규제와 싸우며 혁신을 이끌어온 인물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국 스타트업이 직면한 도전과 그가 제시하는 방향성을 살펴봅니다.
정치에서 스타트업으로: 장지호의 여정
장지호 전무이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인턴으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이후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대선 캠프에서 청년본부장 보좌관으로 활동하며 정치적 기반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반기문 후보가 돌연 사퇴하면서 그는 정치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됩니다. 그는 "정치권은 젊은 세대가 주도권을 잡기 어려운 구조"라고 판단하고, 산업 발전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자 스타트업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의 첫 번째 도전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였습니다. 이곳에서 그는 '규제 끝판왕'으로 불리는 헬스케어 분야의 벽을 마주했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닥터나우는 원격 진료와 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장 전무이사는 "비대면 진료 초진 허용"이라는 규제 혁파를 이끌며 스타트업이 규제와 싸워 승리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케어닥으로의 귀환: 헬스케어에 집중한 이유
정치권 복귀를 고민하던 장 전무이사는 결국 스타트업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고 케어닥으로 돌아왔습니다. 케어닥은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그는 이곳에서 헬스케어 혁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헬스케어는 우리나라 규제의 최고 난도"라며 이 분야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글로벌 시장이 AI와 바이오 같은 신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동안, 한국은 여전히 규제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문제의식입니다.
케어닥에서의 활동은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그의 철학을 반영합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시니어 케어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그는 기술을 활용해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그가 정치권에서 꿈꾸던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와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판 엔비디아가 어려운 이유
장 전무이사는 한국에서 엔비디아 같은 혁신 기업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로 "규제 문화"를 꼽았습니다. 그는 "엔비디아도 처음에는 스타트업이었다"고 강조하며, 한국의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정부의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한국은 AI, 바이오 등 신산업에 대한 규제가 많아 기업들이 자유롭게 혁신을 추구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국민 편의를 입증했음에도 여전히 법적 제약이 많습니다. 장 전무이사는 닥터나우 시절 3400만 건 이상의 비대면 진료 데이터를 언급하며, "이런 혁신이 지속되려면 규제가 아닌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한국도 규제 완화와 함께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글로벌 시장과의 격차
장 전무이사는 글로벌 시장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의 현실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초기 단계부터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반면 한국은 신산업에 대한 규제가 먼저 앞서며, 스타트업이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는 "글로벌 시장은 신산업을 키우기 바쁜데, 우리는 규제하기 바쁘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 격차는 두드러집니다. 미국과 유럽은 AI를 활용한 의료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며 환자 중심의 혁신을 이루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데이터 활용과 기술 적용에 대한 규제가 많아 비슷한 시도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장 전무이사는 이러한 환경이 계속된다면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정치권에 바라는 점
장 전무이사는 정치권에 "스타트업의 편에 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며 스타트업의 목소리를 대변하려 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정치권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규제 혁파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문제"라며,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국민 인식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비대면 진료와 같은 서비스가 단순히 편의를 넘어 필수적인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 전무이사는 "국민이 혁신을 지지하면 정치권도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사회 전반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미래를 위한 제언
장지호 전무이사는 한국이 '제2의 엔비디아'를 꿈꾸려면 지금이 변곡점이라고 봅니다. 그는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를 위해 규제 샌드박스 확대, 데이터 활용 허용, 초기 자본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헬스케어와 같은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여전히 산업과 사회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꿈꿉니다. 한국이 글로벌 혁신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