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탄생과 김형주 감독의 도전
영화 '승부'는 한국 바둑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조훈현과 그의 제자 이창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스포츠 드라마를 넘어, 사제 관계와 인간적인 갈등, 그리고 승부에 대한 집념을 깊이 있게 다룹니다. 김형주 감독은 이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남기고자 했습니다. 그는 이전 작품 '보안관'으로 이미 연출력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이번에는 이병헌과 유아인이라는 두 명배우와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촬영은 2021년에 마무리되었고, 원래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주연 배우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되면서 영화의 운명은 한동안 불투명해졌습니다. 김형주 감독은 이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넷플릭스 대신 극장 개봉이라는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2025년 3월 26일, '승부'는 바이포엠스튜디오의 배급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유아인 논란과 김형주 감독의 심경
영화 '승부'에서 이창호 역을 맡은 유아인은 촬영 당시 김형주 감독과 제작진에게 큰 기대를 받았습니다. 그의 독특한 연기 스타일과 캐릭터 몰입도는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유아인이 프로포폴 등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영화는 예상치 못한 위기에 직면합니다.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그는 이후 2025년 2월 18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2년을 받고 석방되었습니다.
김형주 감독은 2025년 3월 19일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유아인에 대한 심경을 솔직히 털어놓습니다. 그는 "주연 배우로서 무책임할 수 있고, 실망스러운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배우이기 전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잘못을 범했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발언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유아인의 논란이 작품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감독은 유아인을 둘러싼 상황을 "지옥 같은 터널에 갇힌 느낌"이라고 표현하며, 그 과정에서 느낀 무력감과 막막함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개봉이라는 빛이 보여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라며, 영화가 관객과 만나는 순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냅니다. 이처럼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의 행동에 대한 실망을 넘어, 작품 자체에 집중하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영화 속 유아인, 편집 대신 유지된 이유
유아인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형주 감독은 그의 분량을 편집하지 않고 영화에 그대로 남기기로 결정합니다. 이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이야기의 구조와 완성도를 지키기 위한 필연적인 판단이었습니다. 감독은 "이 영화는 조훈현과 이창호, 두 사람의 이야기"라며, "그 둘을 빼고 이야기를 진행하면 구조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승부'는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 이창호(유아인 분)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후 다시 정상에 도전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과정에서 두 인물의 관계와 갈등은 영화의 핵심 축을 이루며, 유아인의 존재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김 감독은 "영화가 공개되면 관객들이 이 선택을 납득할 것"이라며, 작품의 원래 의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흥미롭게도 영화의 예고편에서는 유아인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홍보 콘텐츠에서 논란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본편에서는 그의 연기가 그대로 살아 있으며, 이는 김형주 감독이 작품의 예술적 완전성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병헌과 유아인, 캐스팅 비하인드
'승부'의 캐스팅은 김형주 감독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는 이병헌을 먼저 캐스팅하며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다고 회고합니다. 조훈현이라는 인물의 감정적 깊이와 승부사적 기질을 표현하기에 이병헌만 한 배우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병헌 역시 시나리오를 읽고 바둑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찾아본 뒤 단번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전해집니다.
유아인은 이병헌에 이어 캐스팅되었고, 감독은 이를 "덤으로 하나 더 얻은 기쁨"이라 표현합니다. 이창호의 어린 시절부터 성년까지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는 배우로 유아인을 선택한 것은 그의 연기력과 독특한 매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두 배우는 촬영 현장에서 쉬는 시간에도 바둑을 두며 캐릭터에 몰입했고, 이는 영화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그러나 유아인의 논란은 이 완벽해 보이던 조합에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김형주 감독은 캐스팅 당시의 기쁨과 이후의 실망을 동시에 언급하며, 복잡한 심경을 감추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배우들의 연기와 영화의 이야기를 믿고, 관객에게 온전한 작품을 선보이려 합니다.
넷플릭스에서 극장으로, '승부'의 여정
'승부'는 원래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습니다. 2023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준비가 한창이던 중, 유아인의 마약 사건으로 계획이 무산됩니다. 넷플릭스는 투자사에 계약 해지 공문을 보내고 공개를 잠정 보류하며, 영화는 오랜 시간 표류하게 됩니다. 김형주 감독은 이 과정에서 "플랫폼 결정은 감독이 관여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비즈니스적 판단에 따른 입장 차이를 인정합니다.
그러던 중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배급을 맡아 극장 개봉으로 방향을 틀었고, 2025년 3월 26일이라는 구체적인 날짜가 확정됩니다. 감독은 "애초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두고 만든 영화"라며,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는 것이 더 영화답다"고 말합니다. 그는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떠나 극장이라는 전통적인 공간에서 '승부'를 선보이는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습니다.
이 여정은 영화가 겪은 우여곡절을 상징합니다. 유아인의 사건으로 상처 입은 작품이 극장 개봉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통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김형주 감독은 이 과정을 통해 영화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며,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립니다.
'승부'가 전하는 메시지와 기대
'승부'는 단순히 바둑 대결을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조훈현과 이창호의 사제 관계를 통해 인간적인 갈등과 화해, 그리고 승부에 대한 집념을 이야기합니다. 김형주 감독은 두 인물의 실제 인터뷰와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감동적인 드라마를 완성했습니다. 이는 관객들에게 바둑이라는 게임 너머의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병헌과 유아인의 연기는 이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만듭니다. 특히 이병헌은 조훈현의 카리스마와 인간미를 완벽히 표현하며, 영화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유아인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창호의 내적 갈등과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작품에 깊이를 더합니다. 김형주 감독은 이들의 연기를 통해 관객이 영화의 진짜 가치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5년 3월 26일 개봉을 앞둔 '승부'는 많은 이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유아인 사건으로 얼룩진 작품이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김형주 감독의 연출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주목됩니다. 감독은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 상처를 입었지만, 관객에게 온전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말하며, 진심을 다한 작품에 대한 믿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