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대주주 MBK 회장, 사재 출연으로 소상공인 지원 나서

홈플러스 대주주 MBK 회장, 사재 출연으로 소상공인 지원 나서

홈플러스와 MBK, 위기의 시작

홈플러스는 국내 대형마트 업계에서 오랜 시간 2위 자리를 지켜온 기업입니다. 1997년 설립 이후 고객 중심의 서비스와 다양한 유통 채널로 성장하며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 기업은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2025년 3월 4일, 홈플러스는 자금난을 이유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며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 큰 충격을 안겨줍니다. 이 사태의 중심에는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그 수장 김병주 회장이 있습니다.

MBK는 2015년 약 7조 2천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합니다. 당시 인수 과정에서 3조 1천억 원 이상을 차입금으로 충당하며 과도한 부채 구조가 형성됩니다. 이후 10년간 MBK는 점포 매각과 자산 처분을 통해 투자 원금을 회수하려는 전략을 취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재무 상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특히 신용등급 하락과 유동성 위기가 겹치며 결국 기업회생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집니다.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발표

논란이 커지던 가운데, 2025년 3월 15일 김병주 MBK 회장은 사재 출연 의사를 밝힙니다. MBK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 회생 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소상공인 거래처의 결제 대금 지급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전합니다. 이는 홈플러스와 거래 중인 약 1800여 개 납품업체와 8000여 개 테넌트가 겪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조치로 보입니다.

김 회장은 구체적인 출연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현재 홈플러스와 협의 중이며 필요한 금액에 따라 지원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기업회생 신청 이후 협력업체들의 대금 미지급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나온 결정입니다. 홈플러스는 이미 지난 3월 13일까지 약 3400억 원의 밀린 대금을 지급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채무와 금융권의 2조 원대 부채 문제를 해결하려면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왜 사재 출연인가?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결정은 여러 배경에서 비롯됩니다. 첫째, MBK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인수 이후 자산 매각과 배당 중심의 경영 방식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단기 수익에 치중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10년간 약 20~30개 점포가 매각되거나 폐점하며 직원 수는 6000명 이상 줄어드는 등 구조조정이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매출은 일정 부분 유지되었으나, 최근 3년간 연평균 20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재무 건전성이 악화됩니다.

둘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사회적 압박이 존재합니다.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납품업체들은 대금 정산 지연과 거래 중단의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일부 업체는 이미 상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법인카드 사용이 막히는 등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티몬과 위메프 사태를 떠올리게 하며, MBK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사재 출연이 미칠 영향

김 회장의 사재 출연은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를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결제 대금이 신속히 지급된다면 협력업체들의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홈플러스의 영업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데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현재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와 온라인 채널을 포함한 모든 점포를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최소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추정합니다. 사재 출연만으로는 금융권 채무와 투자자 피해를 모두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단기채권 잔액은 약 5949억 원에 달하며, 이 중 개인 투자자 몫이 2075억 원에 이릅니다. 이러한 복잡한 재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MBK와 채권단, 정부 간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MBK의 경영 방식에 대한 논란

이번 사태는 MBK의 경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사모펀드 특성상 기업을 인수한 뒤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홈플러스 사례는 자산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2015년 인수 당시 홈플러스의 유형자산 회전율은 경쟁사 대비 낮아졌고, 이는 매출 창출 능력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점포 매각과 세일앤리스백 방식은 단기 부채를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었으나, 장기적으로 운영 비용을 증가시키며 기업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는 MBK가 홈플러스를 “기업 사냥꾼”처럼 다뤘다고 비판합니다. 3월 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트산업노동조합은 “MBK가 자본 회수에만 혈안이 되어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며 김 회장의 책임을 강조합니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3월 18일 김병주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는 MBK의 경영 책임에 대한 공식 논의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기업 위기를 넘어 국내 유통업계와 사모펀드 운영 방식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킵니다.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은 긍정적인 첫걸음으로 평가받지만, 문제 해결의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우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신속한 대금 지급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넘어 금융채권단과의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약 2만 명의 직영 직원과 협력업체를 포함한 10만 명의 고용 불안 해소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정부와 국회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규제 강화를 검토 중이며, 피해자 지원을 위한 간담회도 계획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MBK의 책임 있는 자세와 함께 산업 전반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이 단순한 보여주기식 행보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MBK #김병주 #사재출연 #기업회생 #소상공인지원

댓글 쓰기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