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 던진 함익병의 제안
최근 의료계는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과 의료개혁 추진으로 인해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수업과 현장을 떠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부과 전문의이자 사회적 발언으로 주목받는 함익병 원장이 한 말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는 "의대생들은 일단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며 "의료개혁 문제는 시간을 두고 풀어야 해결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의견을 넘어, 현재의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를 준비하자는 현실적인 제안으로 들립니다.
2025년 3월 기준, 전국 40개 의대생 약 1만 8천 명 중 96% 이상이 휴학 의사를 밝히며 수업 거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공의들도 병원을 떠난 채 복귀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의료 공백으로 이어져 환자와 국민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함익병의 발언은 이러한 혼란 속에서 실마리를 찾으려는 하나의 목소리로 해석됩니다. 그는 즉각적인 해결이 어렵다면, 우선 교육과 수련의 기반을 회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입니다.
의대생들이 학교를 떠난 이유
의대생들이 학교를 떠난 배경에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과 필수의료 패키지에 대한 반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24년 정부는 의대 정원을 기존 3,058명에서 4,567명으로 늘렸고, 이는 2025학년도에 이어 2026학년도에도 5,058명으로 확대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이 정책이 의료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필수의료 강화를 명분으로 한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의료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며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전공의들과의 연대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전공의들은 수련 환경의 열악함과 의대 증원으로 인한 미래 불확실성에 반발하며 2024년 2월부터 집단 사직을 감행했습니다. 의대생들은 선배인 전공의들과 함께 움직이며, 학교 복귀 대신 휴학을 선택한 이들이 대다수입니다. 일부는 군 복무를 해결하기 위해 군 휴학을 신청하며, 2025년 2월 기준 1,059명이 군 휴학을 허가받았다는 통계도 나옵니다. 이는 작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의료계의 갈등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줍니다.
의료개혁의 현실과 한계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을 통해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및 필수의료를 강화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증원된 인원을 수용할 교육 여건이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교수와 시설 부족으로 인해 실습과 수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필수의료 패키지가 의료 전달 체계를 개선하기보다는 의사들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2025년 3월, 정부는 의대생들의 전원 복귀를 조건으로 2026학년도 정원을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의대생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숫자를 줄이는 것 이상으로, 정책의 근본적인 재검토와 신뢰 회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함익병의 발언은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그는 급진적인 변화 대신, 시간이 필요한 문제임을 인정하고, 당장의 혼란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 복귀가 가져올 변화
만약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간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우선, 1년 이상 중단된 의학 교육이 재개되며, 의사 양성 과정이 정상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의료 공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의사 양성 중단이 2년째 이어진다면 의료계에 큰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며 복귀를 호소한 바 있습니다. 또한, 복귀는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물꼬를 틀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복귀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도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2025년 2월 기준, 사직한 전공의 9,222명 중 56%가량이 다른 의료기관에 재취업했지만, 상급종합병원으로 돌아온 이는 1.7%에 불과합니다. 이는 수련 과정의 착취 구조를 거부한 결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함익병의 제안은 이런 맥락에서, 당장의 현실적인 첫걸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이 필요한 의료개혁
의료개혁은 단기간에 완성되기 어려운 과제입니다. 의사 수 확대, 지역 의료 강화, 수련 환경 개선 등은 서로 얽힌 문제들로, 하나를 해결한다고 전체가 풀리지 않습니다. 함익병은 이를 인지하고, "시간을 두고 풀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에게 타협과 협의의 시간을 제안하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현재 의료계는 신뢰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부는 의대생과 전공의의 반발을 억누르려 했고, 의료계는 정책 철회만을 고집하며 대화가 단절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양측 모두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통해 장기적인 정원 계획을 세우고,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습니다. 함익병의 발언은 이런 점에서, 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차분히 방향을 잡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첫걸음
의료계의 갈등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환자들은 수술 지연과 응급실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함익병의 제안은 의대생들에게 학교로 돌아와 교육을 이어가라는 호소이자, 정부와 의료계에 시간을 활용한 해법을 찾으라는 촉구로 보입니다.
의대생들이 복귀한다면, 이는 의료개혁의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교육 지원을 강화하고, 의료계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협력해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뢰를 바탕으로 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함익병의 말이 현실이 되려면, 모두가 한 발씩 양보하며 길을 열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