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불로 사라진 천년고찰 고운사…당국 "완전 소실 확인"

의성 산불로 사라진 천년고찰 고운사…당국 "완전 소실 확인"

천년 역사의 고운사, 화염 속으로

2025년 3월 25일, 경상북도 의성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천년고찰 고운사를 집어삼켰습니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후 4시 50분경,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자리 잡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가 불길에 휩싸여 완전히 소실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신라 신문왕 1년인 서기 68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이 사찰은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불교 유산 중 하나로,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이들에게 영적인 안식처로 기능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산불로 인해 그 역사와 흔적이 잿더미로 변해버렸습니다.

고운사는 단순한 사찰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었습니다. 최치원의 호를 따 이름 지어진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승군의 전방 기지로 활용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31개 본산 중 하나로 불교계의 중심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번 화재로 인해 건물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역사적 가치는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었습니다.

의성 산불의 시작과 확산

이번 산불은 2025년 3월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처음 발생했습니다. 산림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성묘객이 묘지 정리를 하던 중 실수로 불을 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초 신고자는 "묘지를 정리하던 중 불이 났다"고 119에 직접 연락을 취했고, 이후 불길은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번졌습니다. 화재 발생 사흘째인 25일까지 진화 작업이 이어졌으나, 불길은 의성군을 넘어 안동시까지 확산되며 피해 규모를 키웠습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화재 발생 이후 의성 산불의 영향 구역은 약 4,150헥타르(41.5㎢)에 달하며,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14배에 해당합니다. 진화율은 25일 오후 기준으로 약 65%에 머물렀으나, 강풍과 연기로 인해 헬기 투입이 어려워 완전한 진압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아래 표는 의성 산불의 주요 통계를 정리한 것입니다.

항목 내용
발생일 2025년 3월 22일
최초 발화 지점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영향 구역 약 4,150헥타르
진화율 (3월 25일 기준) 약 65%
투입 인력 약 4,777명
투입 헬기 52대

고운사 전소, 그 순간의 기록

고운사가 불길에 휩싸인 것은 25일 오후 3시 20분경, 단촌면 일대에 대피 명령이 내려진 직후였습니다. 승려와 관계자 약 20여 명은 오후 3시 50분부터 긴급 대피에 나섰고, 불과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찰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전각에 불이 붙는 순간 진화대와 승려들이 모두 대피했다"며, "공중진화대가 오후 4시 50분경 전소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다행히 고운사에 보관 중이던 주요 문화재는 화재 발생 전 미리 옮겨져 피해를 면했습니다. 보물 제246호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을 비롯한 유형문화유산은 25일 오전 경북各地로 안전하게 이송되었습니다. 그러나 가운루, 연수전 등 목재 건축물은 이동이 불가능해 방염포로 보호하려 했으나, 결국 불길을 막지 못했습니다. 고운사 도륜 스님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전각이 남아 있는 게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문화유산과 지역사회에 남긴 상흔

고운사의 소실은 단순히 건물의 손실을 넘어, 한국 불교사와 지역 문화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곳은 신라 시대부터 이어져 온 불교 전통의 상징이자, 최치원, 도선, 사명대사 등 역사적 인물과 연결된 유서 깊은 장소였습니다. 특히 경내에 자리 잡은 가운루와 연수전은 각각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51호와 제444호로 지정되어 있었으며, 그 예술적 가치는 물론 역사적 맥락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지역사회에도 피해가 막심합니다. 의성 산불로 인해 주택 74채가 전소되었고, 35개 마을 주민 1,365명이 대피소로 피신했습니다. 농번기를 앞둔 농민들은 농기계와 밭이 타버려 생계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의성 산수유꽃축제는 공연 프로그램이 전면 취소되었습니다. 안동시로 번진 불길은 하회마을에서 불과 10km 거리까지 접근하며 세계문화유산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산불 진화와 대응 노력

산림당국은 산불 발생 이후 총력을 다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25일 기준으로 진화 인력 4,777명, 헬기 52대, 진화 차량 453대가 투입되었으며, 소방과 군까지 합세해 불길을 잡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속 15m에 달하는 강풍과 건조한 기상 조건은 진화 작업에 큰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기상청은 25일 오후에도 강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하며, 화재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의성군은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했으며, 중앙선 열차 운행과 고속도로 통제는 일부 재개되었으나,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산불이 안동으로 번지자, 안동시는 25일 오후 5시경 전 시민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이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미래를 위한 교훈

이번 의성 산불은 자연재해의 무서움과 인간의 실수가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성묘객의 부주의로 시작된 불씨가 천년 역사의 유산을 앗아간 이번 사건은, 산불 예방과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웁니다. 전문가들은 건조한 봄철 산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산림 관리와 시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고운사의 소실은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지만, 남은 문화재와 지역사회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이번 비극을 계기로 정부와 지역민이 함께 힘을 모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잃어버린 유산을 기억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의성산불 #천년고찰 #고운사 #고운사전소 #산림당국 #문화유산 #경북산불 #화재피해

댓글 쓰기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