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키파운드리, SK파워텍 인수로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경쟁력 확대
SK하이닉스의 자회사 SK키파운드리가 SK㈜로부터 SK파워텍을 인수하며 실리콘카바이드(SiC) 기반 전력반도체 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했습니다. 이번 인수는 SK그룹이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에서 기술력을 한층 높이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됩니다. SiC 전력반도체는 높은 전압과 온도를 견디는 특성 덕분에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SK키파운드리와 SK파워텍의 협력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선도할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SK파워텍 인수의 배경과 의미
SK키파운드리는 2025년 3월 7일, SK㈜가 보유한 SK파워텍 지분 98.59%를 약 250억 원에 인수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습니다. 이는 SK그룹 내 반도체 사업의 통합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SK파워텍은 2017년 설립된 이후 SiC 전력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특화된 기업으로, SK㈜가 2022년 약 1,500억 원을 투자해 인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인해 SK파워텍은 2023년 20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SK키파운드리가 SK파워텍을 품에 안은 것은 단순한 지분 이동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SK하이닉스 산하로 편입되며 SK파워텍은 안정적인 자금과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SK키파운드리의 기존 파운드리 역량과 SK파워텍의 SiC 기술이 결합되면 전기차 및 산업용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SiC 전력반도체의 중요성과 시장 전망
실리콘카바이드(SiC)는 기존 실리콘(Si) 대비 약 10배 높은 전압과 수백 도의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소재입니다. 특히 전기차에서 에너지 효율을 약 7% 개선할 수 있어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18년 테슬라가 모델 3에 SiC 전력반도체를 처음 적용한 이후, 현재 전체 전기차의 약 3분의 1이 이 기술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욜 디벨롭먼트(Yole Development)에 따르면,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6년 약 49억 달러(약 6조 1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기차 수요 증가와 초고속 충전 인프라 확충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SK그룹은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SK실트론의 웨이퍼 생산 능력과 SK파워텍의 제조 기술을 결합해 국내 유일의 SiC 밸류체인을 구축한 바 있습니다.
SK키파운드리와 SK파워텍의 기술 시너지
SK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 기반의 파운드리 전문 기업으로,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생산합니다. 월 10만 장 수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며 차량 및 산업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반면, SK파워텍은 SiC 전력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강점을 가진 기업으로, 부산 신공장에서 연간 2만 9천 장(6인치 웨이퍼 기준)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습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SK키파운드리는 SK파워텍의 SiC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전력반도체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미 질화갈륨(GaN) 공정 개발에 착수한 SK키파운드리는 SiC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며 전문 파운드리로서의 입지를 다질 전망입니다. SK파워텍은 SK키파운드리의 생산 인프라와 고객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기차 시장 둔화 속 SK그룹의 전략
최근 전기차 시장은 일시적인 수요 정체(캐즘)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SK파워텍의 매출은 2022년 35억 원에서 2023년 19억 8천만 원으로 감소하며 어려움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SK그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SiC 전력반도체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SK실트론은 2025년까지 SiC 웨이퍼 생산 능력을 연 60만 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SK파워텍도 부산 공장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며 해외 수출을 늘리고 있습니다.
SK키파운드리의 인수는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자금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SK파워텍의 재무 부담을 줄이고, SK그룹 내 협업을 통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업계에서는 SK가 SiC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격차를 좁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향한 SK그룹의 비전
SK그룹은 SK파워텍 인수를 계기로 SiC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입니다. SK키파운드리와 SK파워텍의 통합은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기차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5G 통신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주목됩니다.
SK실트론의 웨이퍼 공급, SK파워텍의 제조 기술, SK키파운드리의 파운드리 역량이 하나로 묶이며 SK그룹은 SiC 전력반도체의 전 과정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SK그룹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