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에서 만난 아열대 물고기: 기후 변화와의 싸움

제주 바다에서 만난 아열대 물고기: 기후 변화와의 싸움

제주 바다에서 만난 아열대 물고기: 기후 변화와의 싸움

제주도는 한국의 대표적인 섬으로, 따뜻한 기후와 아름다운 바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이곳에서 흥미로운 변화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바로 아열대 물고기들이 점점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한 생태계의 변화가 아니라,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주 바다에서 아열대 물고기가 늘어나는 이유와 그로 인한 영향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민해보겠습니다.

제주 바다의 아열대 물고기 증가

제주 연안에서 발견되는 물고기 중 아열대 어종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제주도 연안에서 관찰된 물고기 10마리 중 4마리 이상이 아열대 어종으로 확인됩니다. 청줄돔, 아홉동가리, 거북복 같은 화려한 색상의 물고기들이 제주 바다에서 흔히 보이게 된 것입니다. 이는 과거에는 주로 일본 오키나와나 대만 같은 더 남쪽 해역에서 서식하던 어종들입니다. 2021년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제주 바다에서 확인된 아열대 어종은 약 87종에 달하며, 전체 물고기의 48~52%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진행되어 왔습니다. 2014년 중앙일보 보도에서는 제주 연안 물고기의 절반이 이미 아열대 어종으로 바뀌었다고 전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까지의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아열대 어종의 출현 빈도는 여전히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이는 제주 바다가 점차 아열대 환경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됩니다.

기후 변화와 해수면 온도 상승

아열대 물고기가 제주 연안에 자리 잡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해수면 온도 상승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0년(1968~2018) 동안 우리나라 연근해 표층 수온은 평균 1.23도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수온 상승률인 0.49도의 약 2.5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특히 제주 연안은 쓰시마 난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지역으로, 수온 상승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제주수산연구소의 고준철 연구사는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남쪽에서 올라오는 난류의 세력이 강해졌고, 이에 따라 아열대 어종이 제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최근 29년(1989~2017) 동안 제주 연안의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연간 4.44mm로, 전국 평균(2.90mm)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물고기뿐 아니라 해조류와 산호 등 바다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아열대 물고기의 증가는 제주 바다의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먼저, 토착 어종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주에서 전통적으로 많이 잡히던 방어와 한치 같은 어종은 아열대 어종의 유입으로 서식 환경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또한, 따뜻한 물을 선호하는 홍조류가 늘어나면서 감태와 모자반 같은 갈조류가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이는 ‘갯녹음’이라는 현상으로 이어져 암반이 분홍색이나 백색으로 변하며 생물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2021년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제주 연안의 그물코돌산호 비율이 12~15%로 증가하며 매년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아열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모든 변화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맹독성 어종인 파란고리문어나 넓은띠큰바다뱀 같은 생물도 제주 해역에서 목격되고 있으며, 이는 어민과 다이버들에게 새로운 위험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제주 지역사회의 반응과 대응

제주 지역사회는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해녀들은 몇 년 전부터 물고기와 해조류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하며 “이대로 가면 바다가 끝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생계와 직결된 문제로, 지역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수산 관련 기관들은 장기적인 모니터링과 연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제주수산연구소는 2012년부터 분기별로 제주 연안 5개 지점에서 아열대 어종의 출현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수산자원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열대 어종 중 일부를 양식 대상으로 삼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입니다. 김대중 박사는 “높은 수온에 적응할 수 있는 어종, 예를 들어 잿방어를 양식 기술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합니다.

기후 변화에 맞춘 대응 방안

제주가 기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여러 방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첫째, 생태계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아열대 어종의 증가와 토착 어종의 감소를 면밀히 추적하며,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어민들을 위한 교육과 지원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어종에 대한 정보와 이를 활용한 양식 기술을 보급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셋째, 기후 변화 완화와 적응을 동시에 추진해야 합니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3%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같은 노력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양 보호 구역을 설정해 생태계 복원을 돕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각적인 접근은 제주 바다를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미래를 위한 제주의 선택

제주 바다의 아열대화는 이미 진행 중인 현실입니다. 이는 기후 변화가 가져온 피할 수 없는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를 위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아열대 어종을 활용한 수산업의 다변화,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 발굴 등은 제주가 나아갈 방향 중 하나입니다.

고준철 연구원은 “10년 뒤 부산 바다가 지금의 제주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며 장기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제주는 이제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지역 주민, 연구자, 정책 결정자들이 힘을 합쳐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제주 바다는 여전히 우리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약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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