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비트코인 비축 서명 후 시장 흔들림…리플 3% 하락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가상자산 비축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그의 공약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서명 직후 비트코인은 4% 하락했고, 리플(XRP)도 약 3%의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그 배경과 원인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3월 초,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고’와 ‘디지털 자산 비축고’ 설립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 정책은 미국 정부가 범죄 수사 과정에서 몰수한 비트코인 및 기타 가상자산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가 추가로 암호화폐를 매입할 계획이 없다는 점도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는 트럼프가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약속했던 “비트코인을 금처럼 비축하겠다”는 발언의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이 행정명령은 가상자산을 국가 자산으로 인정하고, 미국을 세계 디지털 경제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추가 자금 투입 계획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미완성된 정책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특히, 몰수된 자산만으로 비축을 구성한다는 점은 예상보다 소극적인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가상자산 비축 공약은 그동안 시장에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는 2024년 대선 캠페인에서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삼아 미국의 경제적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취임 후에도 관련 정책을 빠르게 추진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1월,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취임 기대감에 힘입어 10만 8천 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행정명령은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적극적인 매입 계획이나 구체적인 목표 수량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해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기존에 보유한 자산을 활용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정부의 추가 자금 투입 없이는 비축 정책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며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은 서명 발표 후 4% 하락하며 9만 달러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리플(XRP)도 이번 하락세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리플은 행정명령 발표 후 약 3% 하락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는 리플이 최근 몇 달간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터라,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눈에 띄게 나타난 결과로 보입니다.

리플은 트럼프가 과거 SNS에서 언급한 바 있는 가상자산 중 하나로, 그의 정책 수혜주로 꼽혀왔습니다. 예를 들어, 2025년 2월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리플을 포함한 비축 계획을 언급했을 때, 리플 가격은 30% 이상 급등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행정명령에서 리플에 대한 구체적인 비축 계획이나 추가 지원이 명시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실망감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비트코인 중심의 정책 방향이 드러나며, 알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가상자산 하락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꼽힙니다. 그는 취임 후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강행하며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웠습니다. 2025년 2월 초, 관세 부과 행정명령 서명 이후 비트코인은 1.72% 하락했고, 리플은 6% 이상 급락한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 비축 행정명령 발표 시점도 관세 정책으로 인한 시장 불안과 맞물리며,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습니다.

관세 인상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고, 이는 고금리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을 낳습니다. 가상자산은 금리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군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면 투자 매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비축 정책이 긍정적인 신호를 주었더라도, 거시경제 환경이 이를 상쇄한 측면이 큽니다.

가상자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갤럭시디지털의 CEO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비축 정책이 의회의 동의 없이는 실효성을 가지기 어렵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상원에서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필리버스터를 막을 60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은 정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일부 낙관론자들은 비축 정책이 장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코인베이스 관계자는 “정부가 가상자산을 전략 자산으로 인정한 것 자체가 의미 있다”며, 향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발표되면 시장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경제 불확실성과 투자자 심리가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집니다.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단순히 정책 발표만으로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트럼프의 비축 서명은 분명 긍정적인 의지를 드러냈지만, 구체성 부족과 외부 경제 요인이 시장 반응을 뒤바꾼 사례입니다. 투자자들은 단일 이벤트에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정책의 실질적인 실행 과정과 글로벌 경제 흐름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리플과 같은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에 비해 변동성이 크고, 특정 호재나 악재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결정을 내릴 때는 시장 전반의 맥락을 읽는 안목이 중요합니다. 트럼프 정부의 다음 행보와 백악관에서 예정된 가상자산 회의 결과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짓는 열쇠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