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관세, 미국의 4배" 발언의 근거, 이 도표에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언급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발언의 배경에는 어떤 데이터가 있는지, 한미 무역 관계의 실태는 어떠한지 도표와 함께 살펴봅니다. 과연 그의 주장은 사실일까요?
트럼프의 발언, 무엇이 문제인가
2025년 3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며 이를 불공정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한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이며, 4월 2일부터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 발언은 즉각 한국 정부와 전문가들로부터 반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산 제품에 대해 대부분 무관세 정책을 시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한미 FTA와 실제 관세율
한미 FTA는 2012년 발효 이후 양국 간 상품 교역의 99% 이상을 무관세로 전환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이 미국 수입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0.79%에 불과합니다. 환급까지 고려하면 이 수치는 더 낮아집니다. 반면, 트럼프가 언급한 ‘4배’라는 수치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그가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 적용되는 최혜국 대우(MFN) 관세율을 잘못 해석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2023년 기준 미국의 MFN 관세율은 3.3%, 한국은 13.4%로, 단순 계산 시 약 4배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그러나 이는 FTA가 적용되지 않는 제3국에 대한 기준일 뿐, 한미 간 실제 교역과는 무관합니다.
도표로 본 관세 실태
트럼프의 주장 뒤에 숨은 도표는 아마도 MFN 관세율을 비교한 자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WTO 데이터베이스에서 제공하는 평균 관세율 통계를 보면 한국의 MFN 관세율이 미국보다 높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는 한미 FTA라는 특수한 협정을 무시한 결과입니다. 실제로 미국산 공산품에 부과되는 관세는 0%이며, 쌀이나 오렌지 같은 일부 농산물을 제외하면 무관세가 기본입니다. 반면, 한국산 제품이 미국에 수입될 때도 FTA에 따라 대부분 관세가 면제됩니다. 이 도표를 잘못 해석한 것이 트럼프 발언의 근거로 보입니다.
왜 이런 주장이 나왔을까
트럼프의 발언은 단순한 오해를 넘어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는 대선 기간부터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며,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동맹국에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한국을 콕 집어 언급한 것은 경제적 압박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나 대미 투자 확대 같은 추가 협상을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그는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에 한국과 일본이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습니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만약 트럼프가 예고한 대로 4월 2일부터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주요 산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주미 대사관과 통상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사실관계를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조선업 협력이나 천연가스 프로젝트 참여 같은 상호 이익을 강조하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 중입니다.
결론: 사실과 주장의 간극
트럼프의 "한국 관세, 미국의 4배" 발언은 도표에 기반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한미 FTA라는 현실을 간과한 주장으로 보입니다. MFN 관세율을 근거로 삼았다면 이는 실제 교역 상황과 동떨어진 오해입니다. 한국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보다 명확한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비한 다각적인 전략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