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신규 석유·가스 탐사 면허 중단…타이백은 허용 [원자재 포커스]

영국, 신규 석유·가스 탐사 면허 중단…타이백은 허용 [원자재 포커스]

영국, 신규 석유·가스 탐사 면허 중단…타이백은 허용 [원자재 포커스]

영국 정부가 신규 석유·가스 탐사 면허 발급을 중단하며 기후 목표와 에너지 안보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다. 타이백은 예외로 허용하며 산업계와 환경론자 모두의 입장을 반영한 정책을 펼친다. 이 글에서는 그 배경과 영향을 살펴본다.

영국 정부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 방향

영국 정부는 최근 신규 석유 및 가스 탐사 면허 발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실질적으로 제로로 만드는 '넷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2025년 3월 기준, 이 정책은 지난해 총선에서 노동당이 내건 공약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기존 유전에서 추가 시추를 가능하게 하는 타이백(tiebacks)은 허용한다는 점에서 완전한 화석 연료 퇴출이 아닌 점진적 전환을 택한 모습입니다.

정부는 글로벌 석유 및 가스 생산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규 탐사 면허 발급을 중단하며 에너지 산업의 구조를 친환경적으로 재편하려는 계획을 추진합니다. 이는 영국이 기후 선도국으로서 국제 사회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됩니다.

타이백 허용의 의미와 산업계 반응

타이백은 기존 유전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유정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새로운 유전을 탐사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영국 정부가 이 방식을 허용한 것은 에너지 안보를 유지하면서도 산업계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절충안으로 보입니다. 북해 유전에서 석유와 가스를 계속 추출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관련 일자리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산업계에서는 이 정책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세리카 에너지의 최고재무책임자인 마틴 코플랜드는 정부가 현실적인 접근법을 취했다고 언급하며, 단순히 선거 공약을 밀어붙이기보다는 실용적인 정책 논의의 여지를 남겼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노동조합 GMB는 신규 면허 중단에 강하게 반발합니다. 사무총장 게리 스미스는 영국이 여전히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탐사를 제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위험한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세제 개편과 에너지 시장의 안정성

이번 정책과 함께 정부는 2030년 이후 적용될 새로운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2022년에 도입된 초과이윤세를 폐지하고, 기존 약 40% 수준의 세율을 유지하되 유가가 급등할 경우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변동세를 도입합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잦은 세제 변화로 투자자 신뢰가 흔들린 점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에너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적인 투자 환경을 개선하려 합니다.

영국 해양에너지산업협회에 따르면, 석유와 가스 산업은 현재 약 20만 개의 일자리를 유지하며 전체 에너지 수요의 75%를 충당합니다. 하지만 북해 유전의 생산량은 1999년 정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제 개편은 산업계에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제공하면서도 기후 목표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기후 목표와 에너지 안보의 갈등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기후 목표와 에너지 안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습니다. 신규 탐사 면허 중단은 환경 단체와 기후 운동가들에게 환영받는 소식이지만, 완전한 화석 연료 퇴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타이백 허용은 여전히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는 현실을 반영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환경론자들은 타이백 허용이 기후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반면, 에너지 안보를 중시하는 측에서는 북해 유전의 지속적 활용이 국가 경제와 에너지 독립성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처럼 상충하는 이해관계 속에서 영국 정부는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절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의 석유·가스 산업의 미래

영국의 석유와 가스 산업은 점차 쇠퇴하고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북해 유전은 매장량의 절반 이상을 이미 소진했으며, 생산량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타이백과 같은 기술을 통해 기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시에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어, 풍력과 태양광 같은 대체 에너지원이 점차 주도권을 잡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이번 정책을 통해 단기적으로 에너지 안보를 유지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탄소 배출 감축을 실현하려 합니다. 이는 영국이 화석 연료 시대의 종말을 준비하면서도 현실적인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려는 복합적인 전략을 보여줍니다. 앞으로의 정책 집행 과정에서 산업계, 노동조합, 환경 단체 간 협력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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