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권 산불, 걷잡을 수 없는 확산
2025년 3월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닷새째인 25일까지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경북 북부권 4개 지역으로 번졌습니다. 강풍과 건조한 날씨가 겹치며 불길이 빠르게 퍼졌고, 이로 인해 15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산불은 단순한 화재를 넘어 지역 주민들의 삶과 문화유산까지 위협하는 재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당국은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상 조건이 불리해 상황은 여전히 심각합니다.
의성에서 발화한 불씨는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며 안동시 길안면을 시작으로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근처까지 접근했습니다. 청송과 영양, 영덕까지 영향을 미치며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산불의 진행 상황, 피해 현황, 그리고 대응 방안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지역별 피해 현황과 인명 피해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안동에서 2명, 청송에서 3명, 영양에서 4명, 영덕에서 6명으로 총 15명에 달합니다. 사망자들은 주로 도로변, 주택 마당, 대피 중 차량에서 발견되었으며, 빠르게 번지는 불길과 연기로 인해 질식하거나 대피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덕에서는 실버타운 입소자들이 대피하던 중 차량 폭발로 사망한 사례가 확인되었습니다. 25일 오후 9시경 발생한 이 사고는 산불의 위급성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영양에서는 한 가족 3명이 차량 전복으로 목숨을 잃었고, 이는 대피 과정에서의 혼란과 위험을 잘 드러냅니다.
지역 | 사망자 수 | 주요 피해 사례 |
---|---|---|
안동 | 2 | 도로변 및 주택 인근 사망 |
청송 | 3 | 도로 외곽에서 발견, 연기 질식 추정 |
영양 | 4 | 가족 3명 차량 전복 사망 |
영덕 | 6 | 실버타운 입소자 차량 폭발 |
위 표는 각 지역별 사망자 수와 주요 피해 사례를 정리한 것입니다. 산불이 번지며 주민들이 대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산불 확산의 주요 원인
이번 산불이 빠르게 퍼진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첫째, 건조한 날씨입니다. 3월 중순 이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산림이 매우 건조한 상태였습니다. 둘째, 강풍입니다. 초속 15m에서 20m에 달하는 바람은 불씨를 멀리 날리며 화선을 확대했습니다. 셋째, 지형적 특성입니다. 경북 북부권은 산세가 험하고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 많아 진화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 발생 초기 진화율은 65% 수준이었으나 강풍으로 인해 불길이 다시 살아나며 진화율이 떨어졌습니다. 특히 밤사이 헬기 투입이 불가능해지면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이러한 기상 조건과 지형은 당국의 초기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문화유산과 인프라에 미친 영향
산불은 단순히 산림과 주거지만 태운 것이 아닙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25일 오후 기준, 불길은 하회마을에서 약 10km 떨어진 풍천면까지 번졌습니다. 당국은 소방차와 인력을 배치해 방어선을 구축했으나, 강풍으로 인해 일부 장비와 인력을 철수해야 했습니다.
또한, 천년 사찰인 고운사가 화마에 휩싸였습니다. 의성군 단촌면에 위치한 고운사는 신라 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곳으로, 주요 전각이 대부분 불탔습니다. 다행히 보물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 등 일부 유물은 사전에 옮겨졌습니다.
인프라 피해도 심각합니다. 중앙고속도로 의성~서안동 구간과 서산영덕고속도로 일부가 통제되었고, 중앙선 철도 안동~의성 구간 운행이 중단되었습니다. 영덕 일부 지역은 단전과 통신 장애를 겪고 있으며, 이는 주민들의 대피와 구조 작업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당국의 대응과 주민 대피 상황
소방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며 전국에서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했습니다. 25일 기준, 진화 인력 3800여 명, 헬기 77대, 장비 450여 대가 투입되었습니다. 산림청은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며 진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군도 1350여 명의 병력과 헬기 35대를 지원하며 잔불 제거와 의료 지원에 나섰습니다.
안동시는 15만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하회마을 주민들은 저우리마을로, 길안면 주민들은 길안초등학교와 중학교로 이동했습니다. 청송, 영양, 영덕에서도 대피 명령이 이어졌고, 경북북부교도소와 안동교도소에서는 수용자 3500여 명을 다른 지역으로 이송 중입니다.
하지만 대피 과정에서 고령자나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은 집을 떠나지 못하고 불길을 지켜보다 변을 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대피 안내와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해결 방안
기상청은 26일까지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다행히 27일부터 전국에 비가 내리며 산불 진화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까지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산불 예방 시스템 강화를 제안합니다. 산림 내 건조물 관리, 방화선 구축, 지역별 소방 인력 충원을 통해 초기 진화를 효과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주민들에게 실시간 재난 정보를 제공하고 대피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번 사태는 기후 변화로 인해 산불 위험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건조한 봄철과 강풍이 겹치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비한 체계적인 대책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