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금융권에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약 6000억 원을 투자한 국민연금이 손실 위험에 직면하며, 투자자와 채권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의 배경과 영향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의 배경
홈플러스는 2025년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습니다. 이는 신용등급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약 7조 20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과도한 차입금과 운영 부진이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당시 인수 자금 중 5조 원 이상이 대출로 충당되었으며, 이후 점포 매각과 투자 축소로 재무 구조가 악화되었습니다.
홈플러스는 과거 국내 대형마트 2위로 자리 잡았으나, 온라인 유통 시장의 성장과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졌습니다. 2022회계연도에는 매출이 소폭 반등했으나, 영업손실은 2602억 원으로 확대되었고, 당기순손실은 4458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채무 부담이 가중되며 결국 법정관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국민연금의 6000억 원 투자와 손실 우려
국민연금은 2015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약 60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RCPS는 만기 5년, 배당 3%, 연복리 9% 조건으로 발행되었으며, 이자를 포함해 현재 투자 규모는 약 1조 1000억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그러나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돌입하면서 이 자금의 회수가 불투명해졌습니다.
회생 절차에서 변제 순위는 담보 채권자, 무담보 채권자, RCPS 투자자, SPC 출자자 순으로 정해집니다. 국민연금은 RCPS 투자자로서 담보 및 무담보 채권자보다 후순위에 속해 있어, 자산 매각으로 채무를 상환하더라도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최대 1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국민연금 측은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금융권 전반에 미친 파장
홈플러스 사태는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통해 약 1880억 원을 조달했으며, 이는 주로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매입했습니다. 이들 채권은 무담보로 발행되어 변제 순위에서 담보 채권에 밀리며, 손실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특히 회생 신청 직전인 2월 21일에도 70억 원 규모의 단기채를 발행한 사실이 드러나 투자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리츠금융그룹 등 담보 채권자는 약 1조 3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홈플러스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가치가 4조 7000억 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영업 부진으로 자산 가치가 하락할 경우 전체 채권자의 자금 회수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과거 동양그룹이나 웅진그룹 사례에서 무담보 채권자들이 손실을 겪은 전례가 있는 만큼, 시장의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MBK파트너스의 역할과 책임 논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MBK는 인수 후 점포 14곳을 매각하며 차입금을 상환했으나, 적극적인 투자나 구조 개선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2016년 3209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21년부터 적자로 전환되었고, 이후에도 뚜렷한 자구책 없이 회생 절차를 신청한 점이 논란을 키웠습니다.
MBK는 "홈플러스의 부채보다 자산이 많다"며 손실 우려를 일축하고 있습니다. 회생 절차를 통해 이자와 임차료 부담이 줄어들면 기업 가치가 회복되고, 투자자들에게 배당이나 자산 매각으로 자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현금 창출 능력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자보상배율 0.7배)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입니다. 노조 역시 "MBK의 무책임한 경영이 위기를 초래했다"고 비난하며 정부 개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자산과 회생 가능성
홈플러스는 보유 부동산 가치가 4조 원 이상이라며 투자 손실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3월 6일 기준 가용 현금 잔고는 3090억 원이며, 이달 영업을 통해 약 3000억 원의 순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총 가용 자금이 6000억 원을 넘겨 일반 상거래 채권은 순차적으로 변제할 계획입니다. 회사는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채권자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다만, 부동산 매각으로 모든 채무를 상환하려면 영업 정상화가 필수적입니다. 현재 EBITDA 대비 이자보상배율이 0.7배에 불과한 상황에서, 경쟁사 대비 약화된 경쟁력과 소비 심리 위축이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홈플러스가 자산을 활용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채권자와 투자자 모두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사회적 파장과 향후 전망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기업 위기를 넘어 국민 노후 자금과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손실은 국민들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개인 투자자와 협력업체의 피해도 우려됩니다. 이미 일부 제휴사(CGV, 신라면세점 등)는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했고, 납품업체들은 대금 미지급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향후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는 채권자 동의와 자산 관리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MBK가 자구책을 마련하고 법원의 채무 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정상화 가능성이 열릴 수 있습니다. 반면, 영업 부진이 지속되거나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금융권과 투자자들은 이 과정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