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회장 웨이저자가 최근 미국 투자 확대 결정의 배경을 수요 증가로 설명하며, 보조금 축소에 대한 우려를 덜어냈습니다. 이 글에서는 TSMC의 대미 투자 전략과 반도체 시장의 최신 흐름을 살펴봅니다.
TSMC의 미국 투자 확대 발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최근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45조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이 결정은 2025년 3월 3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웨이저자 회장의 면담 이후 공식화된 바 있습니다. 웨이 회장은 3일 뒤인 6일, 대만 총통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투자가 미국 정부의 압박이 아닌 시장 수요에 따른 자연스러운 선택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 고객의 수요가 현재 생산 능력을 넘어섰기 때문에 투자를 확대한다”며, 일본과 독일 투자 사례를 언급하며 고객 중심의 글로벌 전략을 강조했습니다.
TSMC는 이미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번 추가 투자로 3개의 생산 라인과 2개의 패키징 공장, 연구개발 센터를 새로 설립할 계획입니다. 이는 총 투자액을 1,650억 달러로 끌어올리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수천 개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됩니다.
수요 증가가 투자 결정의 핵심
웨이저자 회장은 미국 투자의 주요 동기로 고객 수요를 꼽았습니다. 그는 “현재 생산 라인은 이미 예약이 꽉 찼고, 내년과 내후년 계획도 마찬가지”라며, 반도체 시장의 강한 수요를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3나노 및 2나노 공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TSMC는 엔비디아의 AI 칩과 애플의 최신 아이폰 칩을 생산하는 핵심 파트너로, 이들 기업의 성장과 함께 생산 능력 확대가 필수 과제가 되었습니다.
미국 내 주요 고객사들은 자국 생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국가 안보를 중시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과도 맞물립니다. 웨이 회장은 “고객이 있는 곳에 생산 기지를 둔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이번 결정이 TSMC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조금 축소에 대한 입장
미국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통해 TSMC에 약 66억 달러의 보조금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들어 보조금 정책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며 업계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TSMC의 투자는 보조금이 아닌 관세 회피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웨이 회장은 이에 대해 다른 시각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보조금 축소가 두렵지 않다”며, TSMC의 투자 결정이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단언했습니다. 대신, 고객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하며, 보조금 여부가 사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는 TSMC가 자체 자금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을 갖췄음을 시사합니다.
트럼프 정책과 TSMC의 대응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반도체 산업의 미국 내 생산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그는 TSMC의 투자 발표를 “관세 정책의 승리”로 평가하며, 외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을 경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가 2025년 3월 4일부터 발효되었고, 중국산 제품에도 추가 관세가 적용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TSMC는 관세 압박을 수용하면서도, 투자 확대가 자사 이익과 직결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웨이 회장은 “미국 투자는 고객 수요를 맞추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라며, 정치적 압력보다 시장 논리가 우선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TSMC가 트럼프 정책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독자적 경영 방침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
TSMC의 미국 투자 확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아지면 대만에 집중된 제조 의존도가 줄어들며, 지정학적 리스크도 완화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재앙”으로 표현하며, TSMC의 대미 투자가 안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 내 투자 확대를 검토 중입니다. TSMC가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 선점을 노리는 가운데, 경쟁사들도 비슷한 행보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미국 팹리스 기업들이 자국 생산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파운드리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TSMC의 자신감과 미래 전망
TSMC는 2024년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4.2% 증가한 3,253억 대만달러(약 14조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주가 역시 2025년 1월 사상 최고치인 1,125 대만달러를 돌파하며 시장의 신뢰를 입증했습니다. 이러한 재무 성과는 웨이 회장이 보조금 축소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보입니다.
미래를 내다보면, TSMC는 2나노 공정 개발과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 같은 첨단 패키징 기술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웨이 회장은 “2나노 공정에 대한 고객 관심이 3나노보다 크다”며, 기술 혁신이 수요를 계속 견인할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이는 TSMC가 단순한 생산량 확대를 넘어,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도하려는 전략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