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회담의 새로운 장
2025년 3월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양국 관계에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만남에서 다가오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활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추진하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이 회담은 단순한 외교적 만남을 넘어, 한중 관계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조 장관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시진핑 주석의 방문이 성사된다면 양국 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회담은 한중 관계가 최근 몇 년간 겪었던 냉각기를 딛고 다시금 따뜻한 기류를 형성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양국은 정치적 신뢰를 회복하고, 경제 및 문화 교류를 확대하며, 지역 안정에 기여하는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도쿄라는 중립적 장소에서 열린 이번 만남은 한일중 3국 외교장관 회의와 연계되어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APEC 정상회의와 시진핑 방한의 의미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국가들이 모여 경제 협력과 공동 번영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2025년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이번 회의는 한국이 주최국으로서 국제적 위상을 강화할 기회로 여겨집니다. 조태열 장관이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언급한 것은 단순한 초청을 넘어, 이 행사를 계기로 한중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시진핑 주석이 방한한다면 이는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의 방문이 됩니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이루어진 그의 국빈 방문은 양국 간 협력의 상징으로 기억됩니다. 이번 방한이 성사된다면, 윤석열 정부 들어 한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중국이 APEC 의장국을 맡는 2026년을 앞두고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됩니다.
경주는 역사적 유산과 현대적 매력이 공존하는 도시로, 이번 행사를 통해 국제 사회에 한국의 면모를 알릴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단순히 정상 간 만남을 넘어, 지역 외교와 경제 협력의 상징적 이벤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회담에서 다뤄진 주요 의제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다양한 현안이 테이블 위에 올랐습니다. 조태열 장관은 APEC 정상회의 외에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을 맞아 서비스 및 투자 협상을 가속화하자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양국 경제 협력의 심화를 목표로 한 실질적인 방안으로 보입니다. 또한,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된 중국의 철골 구조물 문제도 논의되었습니다. 조 장관은 "우리의 정당한 해양 권익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대해 왕이 부장은 "해양 권익에 대한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이는 양국 간 갈등 요소를 대화로 풀어가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문화 교류 복원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한한령(한류 콘텐츠 금지령) 완화와 인적 교류 활성화는 양국 국민 간 이해를 높이고,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특히, 중국이 2024년 11월부터 한국에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데 이어, 한국도 2025년 3분기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에 한시적 비자 면제를 추진 중인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인적 교류를 다시 활성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한중 관계의 현주소와 전망
한중 관계는 지난 수십 년간 경제적, 문화적 교류를 통해 급성장해왔습니다. 1992년 수교 이후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며 상호 의존도를 높여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사드(THAAD) 배치 문제, 미중 갈등 속 한국의 입장,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교류 감소 등으로 관계가 다소 경직된 시기를 겪었습니다.
2025년 현재, 양국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금 협력의 물꼬를 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2024년 11월 페루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눴고, 이는 관계 개선의 신호탄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도쿄 회담은 그 연장선에서 한중 간 신뢰를 회복하고 협력을 구체화하려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중 관계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견제와 북한-러시아 밀착으로 국제적 고립감을 느끼는 가운데, 한국과의 관계 개선은 중국 외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경제 협력에서 중국과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국제 정세 속 한중 협력의 역할
현재 국제 정세는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도발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역 안정과 평화를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금 부각시킵니다. 왕이 부장은 "중한 양국은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라며 "자주 왕래하며 친근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양국이 상호 이해와 협력을 통해 지역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또한, 2025년 1월 출범할 미국의 새 행정부와의 관계도 한중 협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힙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외교적 줄타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APEC 정상회의는 이러한 맥락에서 한중, 미중, 한미 관계가 교차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경주 APEC와 한중 관계의 미래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국제 행사를 넘어, 한국 외교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성사된다면,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중으로 이어지는 답방의 물꼬를 틀 가능성도 있습니다. 양국 정상 간 만남은 정치적 신뢰를 다지고, 경제 및 문화 협력을 구체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더불어, 이번 행사는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글로벌 중추 국가 구상을 실현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부는 이미 한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외교의 지평을 넓혀왔습니다. 경주 APEC는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에서 한국의 국제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기회입니다.
한중 관계는 역사적, 지리적, 경제적 연결고리로 얽혀 있는 만큼, 이번 회담과 APEC를 통해 더욱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나아갈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양국이 상호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한다면, 지역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모범 사례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