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에서 시작된 불길, 경북 전역을 뒤덮다
2025년 3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며 안동, 청송을 넘어 영덕과 영양까지 확산되었습니다.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 속에서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주민들은 긴급 대피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번 화재는 이미 축구장 2만 개에 달하는 면적을 태웠으며, 이는 국내 산불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현재 소방과 산림 당국은 전국에서 동원된 인력과 장비를 총투입해 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불길은 의성 안평면에서 시작되어 동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주변 지역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안동시 길안면을 비롯해 청송군 주왕산 국립공원, 영양군 석보면, 영덕군 지품면까지 불씨가 옮겨붙었고, 각 지자체는 주민들에게 안전한 장소로의 대피를 지시했습니다. 이번 산불로 인해 수많은 가옥과 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며, 문화재와 자연환경에도 심각한 손실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산불 확산의 주요 원인과 기상 조건
이번 산불의 급격한 확산은 강풍과 건조한 대기 상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발생 초기부터 순간 최대 초속 15m에 달하는 바람이 불었고, 이후에도 초속 10m 이상의 강풍이 지속되었습니다. 이러한 바람은 불씨를 수백 미터 이상 멀리 날려 새로운 화점을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소나무가 많은 산림은 열에너지가 강하고 불이 오래 지속되는 특성을 지녀 진화 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3월 25일 의성 지역에는 평균 초속 5m의 남남서풍이 불었으며, 오후에는 순간 최대 초속 13.7m까지 기록되었습니다. 건조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상대습도는 20% 이하로 떨어졌고, 이는 불길이 쉽게 번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산림 당국은 이러한 조건이 목요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하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습니다.
지역별 피해 현황과 대피 상황
의성 산불은 여러 지역으로 퍼지며 광범위한 피해를 낳았습니다. 아래 표는 3월 25일 오후 기준 각 지역의 피해와 대피 상황을 정리한 것입니다.
지역 | 피해 면적 (㏊) | 대피 인원 | 주요 피해 |
---|---|---|---|
의성군 | 7,778 | 1,500명 | 주택 77채, 농산물 유통 업체 소실 |
안동시 | 6,723 | 1,126명 | 고운사 전소, 하회마을 10km 근접 |
청송군 | 미확인 | 1,960명 (대피 준비) | 주왕산 국립공원 화재 |
영양군 | 미확인 | 미확인 | 석보면 답곡터널 인근 화재 |
영덕군 | 미확인 | 미확인 | 지품면 황장재 인근 화재 |
의성에서는 주민 1,500여 명이 대피했으며, 안동에서는 길안면과 풍천면 등지에서 356명과 시설 입소자 770명이 체육관과 요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청송군은 파천면과 진보면 등 4개 면 주민 1,960명을 대피시킬 준비를 마쳤습니다. 영양과 영덕은 각각 석보면과 지품면에서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하며 대피를 독려했습니다.
진화 작업과 당국의 대응
소방청과 산림청은 산불 대응 단계를 3단계로 상향 조정하며 전국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습니다. 3월 25일 기준, 진화 헬기 77대, 인력 3,708명, 장비 530대가 투입되었습니다. 추가로 북부 및 중부 지방 산림청의 고성능 진화 차량 9대와 특수 진화대원 136명이 현장에 합류했습니다.
진화율은 변동을 거듭하며 3월 24일 낮 71%에서 25일 오전 54%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62%로 회복되었습니다. 그러나 전체 화선 245km 중 93km가 여전히 불이 꺼지지 않은 상태로, 당국은 주불 진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산불이 고속도로와 철도까지 영향을 미치며 서산영덕고속도로와 중앙선 일부 구간이 통제되었습니다.
소방 당국은 민가와 주요 시설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또한 진화대원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와 방염복 등 장비를 점검하고 있으며, 피로 누적으로 인한 부상 방지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문화재와 자연환경에 미친 영향
이번 산불은 경북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에도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안동에 위치한 천년 고찰 고운사는 산신각을 제외한 모든 전각이 전소되었으며, 주요 불상과 탱화는 조문국 박물관으로 긴급 이송되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은 불길이 10km 앞까지 접근해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은 오후 들어 불씨가 날아와 화재가 발생했고, 이는 생태계 보존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습니다. 산림 당국은 추가적인 자연 피해를 막기 위해 진화 헬기를 집중 배치했으며, 연기와 먼지가 주변 지역으로 퍼지며 대기질 악화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목소리와 앞으로의 과제
대피 중인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안동 길안면 주민 공노미 씨는 “집이 불에 타는 걸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절망적인 심경을 전했습니다. 의성군 안계면에 사는 한 60대 진화대원은 “연기 속에서 숨쉬기조차 힘들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앞으로 당국은 산불 진압 후 복구 작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가 동해안까지 번질 가능성을 경고하며, 기후 변화와 건조한 날씨에 따른 산불 위험 증가를 지적했습니다. 경북도는 피해 조사와 함께 주민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며, 장기적인 산림 관리 계획도 검토되고 있습니다.